IT와 금융업계에서는 신규 합작법인의 핵심 인물로 김택진 대표를 꼽고 있다. 그는 디셈버앤컴퍼니의 지분 61.26%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디셈버앤컴퍼니를 이끌고 있는 정인영 대표는 엔씨소프트 출신이다. 송인성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엔씨소프트에서 게임 개발자였다.
김택진 대표는 2013년 “금융도 AI로 접근하면 뭔가 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디셈버앤컴퍼니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엔씨소프트에서 로보어드바이저 가능성을 본 정 대표 등이 창업을 주도했다. 법인 설립 이후 디셈버앤컴퍼니가 자체 개발한 투자엔진(알고리즘) ‘아이작’이 좋은 성과를 내자 KDB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현대증권(현 KB증권) 등도 손을 잡았다. KB증권은 디셈버앤컴퍼니의 기술력을 높게 평가해 이 회사 인수까지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주 대표의 금융사업은 아퀴스가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16년 국내 최초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을, 2018년엔 유럽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했다. 같은 해 미국 가상화폐 위탁매매업체 ‘타고미’에 투자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버진아일랜드에 조성한 ‘NIS 인드라 펀드’에 1141억원을 투자했다. 이 펀드 지분의 92%에 해당하는 규모다.
디셈버앤컴퍼니와 아퀴스 모두 금융 투자 서비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주요 고객은 MZ세대로 겹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젊은 층이 투자 여력이 생기고 관심도 커지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MZ세대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투자 서비스는 아직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에서 무료 주식거래 앱인 ‘로빈후드’에 젊은 투자자가 몰린 것도 이들의 눈높이를 맞춘 서비스를 내놨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두 업체가 투자자에게 접근하는 방식은 다르다. 디셈버앤컴퍼니는 그동안 자산가만 이용할 수 있었던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여기에 AI를 활용한다. 디셈버앤컴퍼니의 직원 상당수가 IT 개발자 출신인 이유다.
아퀴스도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투자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게임하듯 투자한다’가 주요 접근 방식이다. 모바일 메신저의 챗봇, 타이쿤 게임(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방식 등을 활용해 투자자가 게임하듯 투자에 몰입하도록 도울 예정이다. 김성민 대표는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 다양한 기술을 바탕으로 금융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