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받고 2주면 옷 제작…대기업도 줄서"

입력 2020-10-15 17:27   수정 2020-10-22 17:29

패션 유통 분야에는 무신사, 지그재그, 에이블리 등 쟁쟁한 벤처기업이 넘쳐난다. 그러나 여전히 패션 제조 부문 혁신은 더디다. 아직도 1970~1980년대식 단순 위탁생산 체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컨트롤클로더는 이 분야에서 혁신의 대표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신데렐라 기업이다. 지난해 국내 3600여 개 생산 공장과 의류 디자이너를 연결하는 의류 제조 플랫폼을 구축했다. 의류 디자인 아이디어만 주면 제조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대행해준다. 플랫폼 구축 후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고객이 지난해보다 6배 이상 폭증했다.
코로나에 비대면 주문 급증
이지윤 컨트롤클로더 대표(사진)는 중국 관련 사업을 하던 부친의 영향으로 일찍 사업에 눈을 떴다. 고교생이던 17세에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했다. 대학에서 의류디자인을 전공한 뒤 2013년 의류 주문 제작업체인 컨트롤클로더를 창업했다. 그는 디자이너들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디자인에 맞는 원단, 단추, 프린트, 주름 등 전문 공장을 찾아 연결해주는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2018년 의류 제조 플랫폼 ‘FAAI’를 출시한 배경이다.

의류 디자이너들은 FAAI 시스템에 접속해 옷 디자인과 수량, 납기일만 등록하면 된다. 컨트롤클로더가 견적부터 샘플 제작, 최종 생산, 검수까지 원스톱으로 해준다. 플랫폼을 통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기존 6개월 이상 걸리던 제작 기간을 2주로 단축했다. 편리할 뿐만 아니라 트렌드를 반영한 신속한 제품 출시도 가능하다.

이런 장점이 입소문이 나자 올 들어 컨트롤클로더 고객사는 급증했다. 작년 말 800여 개였던 고객사(개인 포함)는 지난 4월 말 2300개를 돌파한 데 이어 최근 4800개를 넘어섰다. 지난해 연간 100억원이던 생산 의뢰액은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200억원을 넘었다.

이 대표는 “여러 공장을 방문하지 않고 플랫폼에 접속해 비대면으로 생산을 의뢰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직후 고객이 더 큰 폭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패션업계 우버 되겠다”
최근 온라인 의류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개인이나 인플루언서가 브랜드를 내놓고 인스타그램 등 SNS 또는 무신사, 지그재그, 에이블리 등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 채널은 있지만 의류 제조 지식이 거의 없는 인플루언서 등은 원하는 디자인만 얘기하면 옷을 만들어주는 편의성 때문에 FAAI를 찾는다. 중소 패션기업, 대기업도 컨트롤클로더 고객사다. 이들은 트렌드에 맞춰 발빠른 기획상품을 생산하는 데 FAAI를 활용한다.

의류 제조 공장들도 FAAI에 등록하면 편리하다. 국내 대부분 의류 공장은 영업인력이 따로 없다. 공장주가 일일이 전화를 돌려 일거리를 찾는다. 하지만 FAAI에 등록하면 플랫폼에 올라오는 주문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단추 교체 등 디자인 수정 사항을 FAAI의 표준화한 작업 지시를 통해 실시간으로 요청, 반영할 수 있어 디자인 사고 등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컨트롤클로더는 최근 사업성을 인정받아 세마트랜스링크, 옐로우독 등으로부터 33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누적 투자금액은 46억원이다. 이 대표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빅데이터 기반의 자동화 시스템 고도화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컨트롤클로더를 ‘패션업계의 우버’로 키우는 게 목표다. 이 대표는 “기존 영세 의류 공장주들은 택시를 세워두고 손님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택시기사처럼 고객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지만 FAAI에 등록하면 성사율이 높은 주문을 골라 받아 작업할 수 있다”며 “세상에서 가장 편리한 의류 생산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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