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영화 '빅쇼트'로 알아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입력 2020-10-19 09:00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작점을 다룬 ‘빅쇼트’라는 영화가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고도 하는데 미국의 초대형 모기지론(주택저당증권) 대부업체가 줄줄이 파산하면서 시작된, 국제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을 불러온 연쇄적인 경제위기를 말한다. 이런 위기 속에서 시장 하락에 베팅해 기하학적 이익을 얻은 사람들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가 ‘빅쇼트’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사이언애셋매니지먼트라는 헤지펀드의 대표였던 마이클 버리가 있다. 그는 위기가 벌어지기 몇 년 전부터 징후를 발견한다. 복잡한 금융상품이 쏟아지고 관련 사기가 급증한다는 것이었다. 모기지론 관련 사기가 2000년의 다섯 배였고, 평균 세후 소득은 일정한데 주택가격이 폭등하고 있었다. 부채담보부증권(CDO) 같은 복잡한 금융상품 거래도 급증했다. CDO란 대출채권을 한데 묶어 유동화한 파생상품을 말한다. 나아가 CDO를 합성한 합성CDO라는 것도 거래됐다. 이런 파생상품의 무분별한 발행으로 집값이 상승하고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끼기 시작한 것이다.

영화에서는 이 현상을 농구에서 일컫는 ‘뜨거운 손 오류’에 비유한다. 선수가 연달아 골을 넣으면 계속 골을 넣을 것이라 믿는 것처럼 미국 부동산 시장이 너무 호황기라 아무도 가격이 떨어지리라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이때 버리는 2007년 대다수 대출의 고정금리 기간이 끝나면 채무불이행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시장 폭락에 베팅했다. 이를 ‘쇼트 포지션’을 취한다고 말한다. 영화 제목 ‘빅쇼트’는 여기서 유래한 말이다. 그는 투자은행들을 찾아가서 채권에 문제가 생겼을 때 수익이 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상품을 새로 만들라고 한 뒤 총액 13억달러어치를 구매한다. 몇 년 뒤 그의 예측대로 금리가 오르고 채무불이행이 시작된다. CDO의 수익률이 점차 하락하고 투자자들이 파산한다. 2007년 1월 모기지 연체 가구는 100만에 육박한다. 버리는 이 거래를 통해 27억달러 정도의 돈을 벌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에서만 연기금, 부동산, 퇴직금, 예금, 채권 등의 가치가 5조달러 이상 증발하고 600만 명 이상이 집을 잃었다. 미국의 금융시장 붕괴와 함께 국제금융시장에도 위기가 닥쳤다. 실존하는 영화 속 인물들이 이런 대혼란 속에 잭팟을 터뜨릴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은 나쁜 일에 대해 생각하길 꺼려 그 가능성을 축소한다는 점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영화를 통해 경제 상식도 재밌게 공부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송정효 생글기자(대전신일여고 2년) 03wjd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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