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굿즈 불태우고 뮤비 삭제…中 아미들 분노한 진짜 이유 [조아라의 소프트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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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17 07:00   수정 2020-10-17 13:16

BTS 굿즈 불태우고 뮤비 삭제…中 아미들 분노한 진짜 이유 [조아라의 소프트차이나]

"방탄소년단은 중국을 모욕했다(防?少年?辱?)"
이는 지난 16일 중국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검색창에 방탄소년단(BTS)를 검색했을 때 가장 먼저 나타난 연관 검색어입니다. 지난 11일에는 "BTS 탈덕(팬에서 탈퇴)하겠다"는 중국어가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해시태그(#) 처리된 연관검색어를 클릭하자 BTS를 향해 욕설을 포함한 부정적인 게시물이 쏟아졌습니다.

분노한 중국팬들 보이콧 시사
중국 누리꾼들을 분노케 한 이유는 BTS의 짧막한 수상소감 때문입니다. 지난 7일 BTS는 한미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 상'을 받았습니다. 중국이 문제삼은 부분은 BTS 멤버이자 리더인 알엠(RM)이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우리는 '(한미)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는 구절입니다.

중국 누리꾼들은 BTS의 이 같은 수상 소감이 알려진 이후 "중국을 모욕한 개" "보이콧한다" "철 좀 들어라" "중국에서 나가라" "나는 (BTS 팬에서) 탈퇴한다" 등 도를 넘는 비난을 퍼붓고 있습니다. 일부 팬들은 '아미(BTS 공식 팬클럽 이름)' 탈퇴를 선언하거나 BTS 관련 굿즈 불매 운동을 언급했습니다.


격분한 일부 누리꾼은 한정판 굿즈를 태워버리거나 뮤직비디오 등 영상물을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한 중국 누리꾼은 방탄소년단 멤버 전원의 이름이 새겨진 한정판 셔츠를 불태우는 틱톡 영상을 웨이보에 공유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입에 담기도 힘든 험한 욕을 퍼붓고 뮤비 등 BTS 관련 영상을 삭제하는 모습을 촬영해 올리기도 했습니다. 중국을 모욕했다는 해시태그는 현재까지 약 6000만명이 조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을 언급하지도 않았는데 현지에서 비난 여론이 거센 이유는 무엇일까요?
中 "6·25전쟁은 애국주의 운동…역사공부 다시해라"
중국이 6·25전쟁을 보는 시각은 한국과 다릅니다. 중국 초·중·고교 역사 교과서에는 6·25전쟁 발발 경위는 빠진 채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전쟁'이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미 제국주의에 저항해 북한을 조선의 독립과 중국의 안전을 지켜낸 '승리의 역사'로 인식합니다. 중국에선 6·25전쟁을 신중국 건립 초기 사회주의 체제 확립과 반미 애국주의 운동으로 공산당의 통치기반을 마련하게 된 '영광의 역사'를 의미합니다. 중국은 대외적 어려움을 겪거나 내부적 결속을 다지는데 이 '항미원조' 정신을 강조하고 있는데,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집권한 이후 미중 갈등이 커지면서 최근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애국주의 운동으로 여겨지는 6·25전쟁에 대해 '고난의 역사', '희생' 등의 단어를 쓰니 불편한 마음이 든 것입니다. 더구나 중국 입장에서 보면 올해는 6·25전쟁 참전 결정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를 기리기 위해 특별 영화와 다큐 등이 잇따라 제작되는 분위기 속에서 나온 수상소감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BTS 웨이보 팔로우 취소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비난 여론을 키웠습니다. 지난 12일 환구시보는 "BTS가 '항미원조'의 역사를 잘 알지 못한 채 전쟁에서 희생된 중국 군인을 존중하지 않고 모욕하고 있다"는 중국 누리꾼의 반응을 전한 뒤 웨이보에서 BTS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이후 도를 넘는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과 한국의 여론, 세계적 이목 등을 의식해 해당 기사를 삭제했으나 지난 14일 '우리는 중국팬이 필요 없다'는 기사를 올리면서 논란을 증폭시켰습니다. 한국 누리꾼들의 반응이라면서 다시 한 번 중국 누리꾼들을 자극시킨 것입니다.

지난 15일에는 사태의 원인을 한국 언론으로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후시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국의 주류 언론이 중국 네티즌들의 (방탄소년단 소감 관련) 반응을 선정적으로 보도해 긴장을 고조시켰다"며 "이는 한국 언론이 중국 네티즌의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국내 네티즌들의 댓글과 커뮤니티 게시글 번역본 등이 SNS에 퍼지고 있다는 점도 양국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고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비난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휠라 등이 방탄소년단 관련 광고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한한령(限韓令)이 발동되고 롯데가 퇴출되는 등 트라우마가 아직 가시지 않은 것입니다.

실제로 일부 중국 BTS 팬들일 '아미'에서 탈퇴하기도 했습니다. 갈등이 불거지기 전 소속사가 BTS 일정을 공지하는 'BTS_official' 계정 팔로워 수는 약 562만명이었으나 지난 16일 기준 561만명으로 1만명 줄었습니다.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문화 콘텐츠 열위 상황서 자존심 깎여
중국 민족적 자부심과 애국심, 자존심을 건드린 이 사건은 한편으로는 중국 내부적으로 부족한 문화적 역량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중국의 약점은 아직 내세울 만한 '소프트파워'가 없다는 점입니다. 군사력·경제력 등 물리적인 힘과 대비되는 소프트파워는 매력과 설득으로 상대방을 순응하게 하는 힘을 의미합니다. 한국의 경우 K-POP과 드라마, 뷰티, 패션 등 한류 콘텐츠가 대표적인 예로 꼽힙니다.

중국은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상대적으로 이 분야에서 열위에 있습니다.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과 자유, 민주주의 등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일하게 내세울 만한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틱톡' 마저 미국에 뺏길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빌보드 신화를 기록한 BTS의 발언이 자존심을 상하게 한 것입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때맞춰 부정적 여론을 형성해 팬 세력을 약화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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