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中 '쌍순환' 성장전략은 순항할까

입력 2020-10-18 18:07   수정 2020-10-19 00:22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직격탄을 맞은 중국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성장률이 1분기 -6.8%에서 2분기 3.2%로 반등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1% 성장률 예측치를 내놓았다. 8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은 각각 0.5%, 5.6% 늘어났다. 도시 실업률은 5.6%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위안화도 강세다. 미국과 유럽이 주춤하는 가운데 중국의 글로벌 경제 비중이 올해 17.5%로 커질 전망이다.

이달 말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에서 내년부터 시작되는 14차 5개년 계획이 확정된다. 민생 안정과 내수 확대에 방점을 두고 있다. 핵심 화두는 쌍순환(雙循環) 성장 전략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5·14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국내·국제 쌍순환이 서로를 촉진하는 새로운 발전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실제로는 내수 중심의 국내 대순환이 쌍순환을 견인한다. 주요국의 보호주의, 미국 우선주의, 미·중 갈등으로 국제 대순환이 한계에 이르렀다. 내수 육성을 통해 세계적 경기변동과 대외적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덩샤오핑이 교역 확대 등 국제 대순환에 역점을 뒀다면 시진핑은 국내 대순환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 한다. 지구전으로 “100년 사이 처음 겪는 대격변기”인 미·중 분쟁의 장기화에 대비하려는 포석이다.

무역과 수출 비중은 2006년에 각각 65%와 36%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했다. 미·중 경제의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따라 제조업 핵심 장비와 반도체 수입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한다.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 중단,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틱톡 매각 등 미국의 견제가 강화되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미·중 분쟁이 심화되면 중국 경제가 위기를 맞는 티핑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국의 상반기 자본 투자는 109억달러로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내수 촉진을 위해 신(新)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카드를 뽑아 들었다. 7개의 신SOC 부문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5G(5세대) 이동통신,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에 투자해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약 1조2000억위안을 투자할 계획이다.

일대일로(一帶一路)로 상징되는 대외 팽창 전략이 위기에 빠졌다. 내수 중심 성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 배경이다. ‘인거가이선택 인국불능선택(隣居可以選擇 隣國不能選擇).’ “이웃은 선택할 수 있으나 이웃 나라는 선택할 수 없다”는 시진핑의 말이다. 차이나 머니를 앞세운 대외 행보는 빚의 덫이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중동에 대한 자원외교도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 시비로 난관에 봉착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신장의 허탄과 카슈가르는 2015~2019년 출생률이 60% 급락했다. 강제적인 출산 억제 정책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 식민지로 전락해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홍콩, 대만, 태국, 인도 등이 참여한 ‘밀크 티 동맹(milk tea alliance)’을 촉발했다. 니컬러스 크리스토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은 중국의 독재에 대한 대가를 지구촌이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자리와 부채 문제가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학 졸업생이 작년 대비 40만 명 늘어난 874만 명에 이른다. 농민공(農民工)이 3억 명, 퇴역군인이 5300만 명을 웃돈다. 해외에서 돌아오는 유학생이 80만 명을 넘는다. 올해 일자리 900만 개가 생길 것이라는 리커창 총리 발언과는 달리 고용 상황이 녹록지 않다.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역전쟁이 아니라 부채”라는 말이 떠돈다. 작년 말 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의 245% 수준이다. 가계·기업·정부의 삼중 부채가 심각하다. 가계부채 비율이 작년 말 55.8%에서 2분기 59.7%로 급증했다. 1만 개가 넘는 지방정부 융자기구(LGFV)는 정부부채로 잡히지는 않지만 금융위기의 잠재적 뇌관이다.

미국 국가안보 전략보고서는 중국 정권을 ‘독재정권’, 경제를 ‘약탈경제’로 규정했다. 퓨 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국을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미국인은 26%에 불과하다. 시진핑의 중국호에 보내는 엄중한 경고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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