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영 위즈바이오솔루션 대표 "상온 유통 코로나 분자진단키트 月1000만개 생산"

입력 2020-10-19 16:58   수정 2020-10-20 02:37

“상온 보관이 가능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분자진단키트 생산능력을 오는 12월부터 월 1000만 테스트로 기존보다 20배 확대합니다.”

이현영 위즈바이오솔루션 대표(사진)는 “지난달 해외 투자전문회사와 TG나래로부터 1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냉동 보관할 필요가 없는 분자진단키트를 자체 기술로 개발한 바이오기업이다. 동결 건조 방식으로 여러 진단시약을 한 용기에 보관해 복잡한 검사 과정 없이도 정확도 98~99% 수준의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가능하게 했다.
“효소 막으로 감싸 동결 건조”
코로나19 진단을 가장 정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분자진단이다. 분자진단은 검사 대상자의 콧물이나 가래에서 채취한 검체에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가 들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진단 정확도가 98~99%에 이른다. 하지만 수천만원에 달하는 실험 장비로 유전자를 증폭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결과를 받아 보는 데 3~6시간이 걸린다. 영하 20도에서 보관해야 한다는 조건도 있다. 키트 속 여러 효소와 약물들이 서로 섞이기 전에 산소와 만나 화학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위즈바이오솔루션은 상온 보관이 가능한 코로나19 분자진단키트를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진단키트에 들어가는 재조합단백질로 효소를 코팅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산소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막이 있어 얼려 보관할 필요가 없다. 최근 국내에서 독감 백신이 상온에 노출돼 일부를 폐기한 것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줄어든다. 이 대표는 “고체로 분자진단키트를 생산하는 업체가 몇 곳 있지만 생산 방식이 다르다”며 “영하 196도인 질소로 급속 냉동시키던 기존 동결 건조 방식과 달리 재조합단백질로 효소를 직접 만들어 생산수율이 더 높다”고 강조했다.

검사 시간도 단축했다. 액체로 돼 있는 기존 분자진단키트는 검체를 담을 제품 용기에 진단시약, 효소 등을 혼합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 과정에서 오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 회사의 분자진단키트는 처음부터 한 용기 안에 진단시약과 효소가 같이 들어 있다. 이 대표는 “효소와 시약을 혼합하는 절차 없이 바로 검체를 용기에 넣으면 된다”며 “실험 절차를 단축함으로써 검체와 시약이 오염될 여지가 줄었다”고 말했다.
“PCR 진단도 40분 만에 가능”
동결 건조된 분자진단키트를 40분 만에 검사할 수 있는 장비도 개발했다. 한손에 들 수 있는 크기로 최대 8명 분량까지 검사할 수 있다. 이 장비는 검사 시간이 길고 실험실에서 쓰이는 유전자 분석 장비가 필요하다는 분자진단의 단점을 해소했다. 공항이나 항만 등 출입국 현장에서도 이 장비를 사용하면 빠르게 분자진단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상온 보관이 가능한 제품은 의약품 운송 환경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며 “이미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에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월 50만 테스트씩 만들던 공급 물량을 올 연말 1000만 테스트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달 시리즈A로 받은 투자금 1000만달러로 경기 성남시에 생산 설비를 증설 중이다. 이 대표는 “대만의 한 업체와 12월 800만 테스트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다 내년 월 1000만 테스트 이상을 공급해 달라는 주문도 들어왔다”며 “동결 건조에 쓰이는 재조합단백질도 월 5000만 테스트 이상으로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시장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제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독감, 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 여부 등을 한 번에 진단하는 동시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PCR 장비의 온도를 내렸다가 올리는 작업을 할 필요가 없는 등온증폭(LAMP) 방식으로도 원료 시약을 개발하고 고체형 진단키트를 만들어 상업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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