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대란' 코앞인데…끝없는 '삼각 갈등'

입력 2020-10-19 17:32   수정 2020-10-20 02:04

학교 돌봄교실의 주체를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는 법안을 두고 교육공무직과 교원단체, 교육부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1만3000여 명에 달하는 학교 돌봄전담사들은 다음달 초 파업을 예고했지만 정부는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이대로 가면 ‘돌봄대란’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돌봄전담사들 “11월 파업할 것”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와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지난 15일 간담회를 열어 온종일 돌봄체계 개선과 관련 방안을 논의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이 자리에서 국회에서 발의된 ‘온종일 돌봄체계 운영·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온종일돌봄법)’의 입법을 철회하고, 시간제로 고용 중인 돌봄전담사를 8시간 전일제로 채용할 것을 요구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법안이 철회되지 않으면 다음달 초부터 돌봄전담사노조를 중심으로 총파업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공무직 소속 돌봄전담사는 약 1만3000명으로 추산된다.

온종일돌봄법은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법안이다. 법률적 근거 없이 운영된 학교 돌봄을 법제화하고, 운영주체를 지자체로 정한 것이 핵심이다. 필요할 경우 학교 시설을 민간에 임대해 돌봄시설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학교 내 돌봄은 시·도교육청과 개별 학교가 운영을 맡아왔다.

돌봄전담사들은 고용안정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며 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현재 돌봄전담사는 개별 학교에 무기계약직으로 고용된 상태이나, 온종일돌봄법이 통과되면 관할 지자체들이 돌봄전담사를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고용 승계 문제가 생긴다. 지자체가 돌봄운영을 민간업체에 위탁할 가능성이 커져 대량 해고 가능성도 있다는 게 돌봄전담사들의 주장이다.

교육부는 이런 요구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돌봄전담사를 전일제로 고용하면 돌봄 관련 예산이 크게 부족해질뿐더러 돌봄을 운영하지 않는 시간까지 임금을 줘야 해 예산 낭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용안정성 문제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돌봄전담사는 이미 무기계약직 신분이므로 대량 해고가 될 수 없다”며 “지자체가 고용하는 방식과 학교가 고용하는 방식이 서로 공존하므로 고용주체가 한꺼번에 바뀔 가능성도 없다”고 설명했다.
교총-전교조 “돌봄은 국가 몫”
교원단체들은 돌봄 운영을 지자체로 이관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5월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의 운영 책임을 교육감과 학교에 두는 초·중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가 교원단체들의 반발에 직면해 철회한 바 있다.

교원단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교사들이 돌봄 행정업무까지 일부 맡으면서 업무량이 과중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교총 서울지부는 최근 발표한 성명문을 통해 “교사들이 수업과 방역은 물론 돌봄까지 맡다 보니 교육의 질이 저하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돌봄교실 운영·관리의 주체를 지자체로 이관해 학교가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음달 교원단체와 교육공무직본부 의견을 수렴한 대체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파업이 발생하면 공무원 등을 투입해 돌봄교실 운영에 차질이 없게 한다는 계획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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