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도 지배구조 개편의 키를 쥐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체제’가 출범한 뒤 글로비스는 전기차 배터리, 수소공급망, 중고차 사업 등 기존 사업영역을 뛰어넘는 다양한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2년 전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의 모듈·AS부품 사업을 인적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모듈·AS부품 사업이 분리되고 남은 현대모비스 존속회사가 현대차, 기아차, 현대글로비스를 자회사로 둔 지주사가 되는 구조다. 정 회장의 지분 비율이 비교적 높은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승계 퍼즐을 맞추려는 의도다. 하지만 엘리엇 등 국내외 기관의 반대로 무산됐다.
일각에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각각 존속회사와 사업회사로 쪼갠 뒤 존속회사는 존속회사끼리, 사업회사는 사업회사 간 합병하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각 회사를 분할·합병해 지주사 체계를 갖춘 롯데그룹의 방식과 비슷하다. 지주사에 대한 대주주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쉽지는 않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의 사례를 지켜봤기 때문에 절차가 복잡하고 얻는 실익이 적은 이 방법을 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했다.
이 밖에 정의선호(號) 출범 이후 현대오토에버, 현대엔지니어링 등 정 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도 관심이다.
정 회장 지분율이 9.57%인 현대오토에버는 이날 주가가 8.74% 뛰었다. 오너가의 지분이 16.4%인 비상장 계열사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IPO) 카드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상장 후 예상되는 기업가치는 약 10조원으로 이를 통해 그룹 지배구조 개선 비용을 일부 충당할 것이란 관측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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