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보령바이오파마의 보령플루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백신은 유통 온도(2~8도)에서 벗어나거나 흰 이물질이 나온 제품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고혈압과 당뇨 등을 앓아 혈압약을 복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고창군에서 A씨와 같은 백신을 맞은 주민 100명을 조사해 96명으로부터 이상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나머지 사람들은 연락이 안 돼 추가로 이상 유무를 확인할 방침이다. 대전 서구 관저동에 사는 B씨(82)는 이날 오전 10시 독감 백신 주사를 맞고 오후 2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시간여 만에 숨졌다. 해당 백신은 한국백신코박스인플루4가PF주로 확인됐다.
16일에는 인천에 사는 고교생 C군이 독감 백신을 맞고 이틀 만에 숨졌다. 14일 낮 12시께 미추홀구 동네의원에서 주사를 맞은 C군은 알레르기비염 외에 특별한 질환을 앓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C군이 맞은 독감 백신 제품은 A씨가 맞은 것과는 다른 제품으로 알려졌다.
질병청은 C군과 함께 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 수도 공개했다. 14일 C군과 같은 병원에서 제조번호가 같은 백신을 맞은 사람은 32명이다. 이상반응을 호소한 사람은 없다. 올해 전체 독감 백신 접종자 중 C군과 같은 회사의 같은 제조번호 제품을 접종한 사람은 8만2668명이다. 이들 중 3명이 이상반응을 호소했는데 비교적 경미한 증상이다.
질병청은 C군이 백신 접종 후 바로 증상을 호소하지 않았다는 점, 같은 제조번호 백신을 맞은 사람 중 중증 이상반응자가 없는 점 등을 토대로 백신 접종과 사망 간 연관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부검을 통해 종합적으로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부검 결과 독감 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인과성이 확인되면 최악의 경우 독감 국가예방접종이 또다시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를 향한 비판도 들끓었다. 회원 29만 명인 인천의 한 맘카페에는 “차라리 독감 걸리는 게 낫다. 백신 관리를 이런 식으로 하나” “애들에게 의무로 (독감 백신을) 맞히라고 하니 불안감만 조성된다. 그냥 안 맞고 버틸 거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양길성/이지현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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