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책·구글·달러…뉴욕증시를 흔든 세 가지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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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21 08:07   수정 2020-10-22 10:34

부양책·구글·달러…뉴욕증시를 흔든 세 가지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오늘은 핵심 이슈를 3+1로 나눠 말씀드리려합니다. 부양책, 구글, 환율 이 세 가지가 시장의 이슈였고, 거기에 시간외에 넷플릭스의 실적이 나왔습니다.

먼저 부양책 협상입니다.

예고됐던 대로 협상은 오후 3시 열렸고, 예상대로 극적 타결은 없었습니다. 어제처럼 오전장 때는 기대를 키우면서 다우가 한 때 300포인트 넘게 올랐지만, 오후 들어 협상 시간이 다가올수록 지수 상승폭을 반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다우 지수는 113.37포인트, 0.40% 상승했고 S&P 500 지수는 0.47%, 나스닥은 0.33% 오른 채 장을 마감했습니다. 지수는 올랐지만 변동성 지수(VIX)도 0.58% 올라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약 45분간의 협상 직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타결은 안됐지만 여전히 이번 주 합의에 희망적(hopeful)"이라고 말했습니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양측이 좋은 진전을 이뤘지만 아직 갈 길이 남아있다"고 말했습니다. 펠로시 의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21일에도 다시 협상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협상 데드라인은 이날이었습니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은 협상 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오늘은 우리가 합의해야 하는 날이 아니라 협상테이블 위 조건들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하는 날"이라고 데드라인을 재해석했습니다. 협상이 진전하는 한 계속 협상하겠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면서 "선거일 전에 입법을 준비하려면 의원들이 이번 주말 전에 합의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펠로시 의장은 자신이 원하는 걸 모두 관철하지 않는 한 협상을 지금 타결해봐야 얻을 게 없다"며 "협상은 이어가겠지만 타결 여부는 여전히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공화당은 민주당이 강력히 반대하는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상원 인준 표결을 대선 8일 전인 26일에 강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합의가 이뤄진다면 트럼프 대통령측이 거의 다 양보해야할 겁니다. 이럴 경우 공화당 상원이 문제입니다. 공화당의 미치 맥코널 상원 원내총무는 합의가 이뤄지면 투표에 부치겠다는 의사는 밝혔습니다.

하지만 필리버스터 없이 통과시키려면 100표 중 60표가 필요한 데 민주당이 47석임입니다. 즉 공화당 의원 중 13명이 합의안에 찬성해야합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2분 안에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존 튠 상원의원(공화. 사우스다코다)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맥코널 원내대표가 밝혔듯 53명 공화당 상원 의원 중 52명은 5000억달러 규모의 공화당 안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부양책 협상 상황에 따라 시장이 출렁출렁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몇 %씩 크게 흔들리지는 않고 있습니다. 어차피 부양책의 필요성은 누구나 느끼고 있고, "대선 전에 안되면 대선 후에는 될 것이다. 시간의 문제다"라고 보는 게 월가의 콘센서스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구글입니다.

미 법무부는 구글을 대상으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무부는 구글이 모바일 OS를 통해 경쟁자들의 시장 진입을 막고, 독점적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스마트폰이 생산될 때 자사 앱들이 선탑재될 수 있도록 돈을 주고, 다른 회사 앱의 선탑재는 방해했다는 게 핵심입니다.

미 정부는 작년 7월 거대 기술기업들에 대해 반독점 조사를 시작했고 이날 소송을 건 것입니다.

구글은 법무부가 제기한 반독점소송에 대해 "큰 결함이 있다"고 즉각 반박했습니다. 제품의 우수성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쓰고 있는 것이지, 자사가 불공정 경쟁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는 1.4% 올랐고, 지금 시간외에서도 1% 안팎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번 소송이 구글에게 당장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 아니란 예상 덕분입니다. 1998년 제기됐던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법무부의 반독점소송처럼 소송은 몇년 간 진행될 수 있습니다.

시장이 안심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① 이날 법무부가 소송을 건 분야는 제한적이었습니다. 주로 모바일 분야에서의 독점력 행사에 촛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② 법무부가 해체 등 구체적 구조적 해법을 요구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법무부 관료는 기자와의 컨퍼런스콜에서 '무슨 조치가 취해질 수 있냐'는 질문에 "어떤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해체 등 구체적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은 것입니다.

③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소송처럼 결국 큰 피해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초기에 정부는 분할까지 요구했으나 결국 2002년 벌금과 함께 사업 운영방식으로 바꾸는 식으로 합의하면서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주식평론가인 짐 크레이머는 법무부의 소송을 두고 “또 다른 패소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게다가 미국이 중국과 패권을 놓고 기술전쟁을 벌이는 판국인데, 자신의 가장 큰 무기인 구글 등 거대 기술기업을 해체하거나 하지는 않겠죠.

하지만 향후 주가 상승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인임은 분명합니다.

①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를 보면 소송으로 사업 방향을 바꾸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해당 사업의 성장성이 제한됐습니다.



② 소송에 묶여 있는 사이 애플 등 경쟁자에게 시장을 조금씩 빼앗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③ 오늘 소송은 공화당 측이 주도했습니다. 만약 민주당이 집권하면 더 강력한 규제와 해체 등 급진적인 해결방법이 제시될 수도 있습니다.

④ 유럽에서도 또 다시 반독점 소송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다른 기술기업 중에선 페이스북이 반독점 소송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 기술기업들에게는 유럽 등을 중심으로 진행중인 디지털세 과세 이슈가 있습니다. 각국이 코로나 사태 대응 등으로 엄청난 재정적자를 겪는 가운데 막대한 돈을 벌어가는 이들 미국 IT 기업에 대한 세금 부과는 불가피해보입니다. 국제적 논의가 이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죠.

올 초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개최한 주식 관련 컨퍼런스에 갔었는데, BoA는 지금처럼 반세계화가 진행된다면 각국이 중국처럼 자체 IT 기업을 육성하려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미국 대형 기술주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보기도 하더군요.

세 번째는 환율입니다.

중국 위안화는 20일 한 때 달러당 6.66위안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2018년 7월 이후 가장 큰 강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가 지난 3분기 4.9% 성장하면서 코로나 침체에서 빨리 빠져나온 덕분입니다.

반면 미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당장 부양책 협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 민주당이 대선과 상하원을 휩쓰는 '블루 웨이브'가 발생할 경우 막대한 재정 지출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블루 웨이브가 나타나면 내년 1분기에 우선적으로 2조5000억달러 규모 부양책이 통과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달러가 약세가 되면 세계가 좋습니다. 미국에 몰리던 투자 자금들이 수익률이 낮아지니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 투자기회를 찾게 됩니다. 그러면 세계에 달러가 돌게 되고 경기가 살아납니다. 기축통화인 달러값이 싸지고 달러를 쉽게 구해 쓸 수 있게되는 겁니다.

또 달러가 떨어지면 달러화로 거래되는 각종 원자재 가격은 오르게 됩니다. 원자재로 먹고사는 신흥국들, 즉 브라질 중동 아프리카 등의 경제가 회복세를 타게 됩니다. 실제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 선물 12월물의 가격은 2%나 올라 파운드당 3.148달러에 거래됐습니다. 2년만의 최고 수준입니다.

이에 따라 신흥국 주식과 채권으로 돈이 몰리는 등 세계적인 자산 흐름의 변화가 나타나게 됩니다.

골드만삭스 UBS 등 많은 월가 금융사들은 최근 달러 약세를 점치면서 신흥국 중국과 가치주 등으로 자산을 다변화할 것을 조언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달러 약세 흐름에 최근 유럽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한 달 전만 해도 미국은 코로나 감염자가 급속히 늘어나는 데 유럽은 상대적으로 괜찮았습니다. 그래서 뒤처졌던 유럽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해 지난 9월 초까지 유로화는 많이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유럽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다시 하루 10만명 선까지 급증하면서 봉쇄가 재개됐습니다. 경기 회복이 난관에 부딪힐 수 있는 상황입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코로나 2차 파동은 유로존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 유로존의 GDP 성장은 향후 6개월 정도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유럽중앙은행(ECB)도 더 돈을 풀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유로화 약세 요인입니다.



게다가 영국과 유럽연합(EU)간 브렉시트 관련 미래관계 협상도 가까스로 재개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영국의 트럼프' 같은 예측불가능한 사람 아닙니까. 협상 시한인 올해 말까지 10주가 남았고 그 사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 1월1일부터 '하드 브렉시트'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것도 유로화엔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이런 유럽발 요인들이 아니면 달러 환율은 더 빨리 떨어졌을 겁니다. 달러화 약세는 국내의 미국 증시 투자자들에게는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달러화 가치의 변동은 세계적인 자산 가격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라는 점에서 계속 주시해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넷플릭스입니다.



넷플릭스는 이날 오후 4시 시장 마감 직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주당순이익 1.74달러로 전망치 2.14달러에 못미쳤고 글로벌 유료가입자 순증가 수도 220만 명으로 예상치 360만 명을 하회했습니다. 이는 1분기 1580만명, 2분기 1010만명에 비해 급감한 것입니다. 집에 갇혀 넷플릭스만 보던 코로나 특수가 끝난 것입니다. 게다가 디즈니플러스 등 경쟁 서비스들이 속속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탓으로도 보입니다.
이에 따라 주가는 시간외에서 6% 이상 떨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월가의 분석은 그리 나쁘진 않습니다. 3분기 실망스런 가입자 수는 이미 예상됐던 겁니다. 특히 넷플릭스는 이날 순현금흐름이 11억달러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부분적으로 코로나 때문에 제작이 중단된 덕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금먹는 하마'였던 넷플릭스가 2분기에 이어 순현금을 창출하기 시작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작년까지 매년 수십억달러의 현금을 태워왔지요.



넷플릭스는 “2020년 한 해 동안 현금 흐름이 20억달러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외부 자금 조달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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