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 "코로나 영향에 '상가공실률' 사회문제로 떠오를 것" [ABCD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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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22 16:16   수정 2020-10-22 16:49

정재승 "코로나 영향에 '상가공실률' 사회문제로 떠오를 것" [ABCD포럼]

"지금은 '건물주'가 부러움의 대상이지만, 앞으로 3~5년 안에 '상가 공실률'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를 것입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동네 서점이 폐업하고 온라인에서 입어보지도 않고 의류를 구매하는 등 오프라인 세계에서 행해지는 많은 것들이 온라인으로 대체될 것입니다."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는 22일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이와 비슷한 재난은 계속 반복될 것"이라며 "그동안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DT)을 생각하지 않았던 제조·유통 같은 분야에서도 이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날 '2020 한경 디지털 ABCD 포럼'에서 '뇌공학의 시대, 미래의 기회는 어디에 있는가?'를 주제로 우리 사회가 디지털 격변기를 어떻게 헤쳐나가야하는지에 대해 강연했다.

정 교수는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처음 몇 달 동안에는 사태가 종식되면 금방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코로나19가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이제는 과거로 절대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 우리들 속에 자리잡고 있다"며 "이 같은 생각이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0~50년을 예상했던 4차 산업혁명 사회가 5년 이상 앞당겨지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생물학적 수명이 90세에 이를 정도로 늘어나고 있고 퇴직 이후에도 독립된 밥벌이를 해야하거나 평생학습을 해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기술의 발달로 일자리는 많아졌지만 소비자인 인간이 가난해지면서 생산한 것 만큼 소비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서비스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이 개발되는 등 빠르게 기술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며 "팬데믹 상황에서 이런 로봇 개발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여 한편으론 걱정이 된다"고 했다.

반면 그동안 온라인 기반 비즈니스에 집중했던 기업들에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문화가 확산하면서 한번도 전자상거래를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이 결제를 하고 유료 서비스에 지갑을 여는 등 온라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 교수는 앞으로 주기적으로 전염병 확산, 기후변화, 지나친 디지털화 등 코로나19와 같이 파급력이 강한 재난 상황에 적응하고 이겨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각종 재난을 견뎌낼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을 탄탄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빠르게 디지털 전환해야 한다는 '결심' 수준으로는 안된다. 지금처럼 온라인에서 모든 것을 대신하는 상황뿐 아니라 반대로 전적으로 오프라인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도 올 수 있다"며 전적적으로 온라인에 의존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03년 미국 뉴욕의 블랙아웃을 예로 들었다. 당시 미국은 전기가 한꺼번에 모두 끊어지는 '대정전' 사태로 3일 간 5000만명이 피해를 입었고 7조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했다. 전기가 차단되면서 택시 요금과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고 미국 자동차 회사와 반도체 공장들이 문을 닫기도 했다.

정 교수는 "한국의 지니계수는 0.3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평균 수준"이라며 "한국과 비슷한 경제규모를 갖춘 나라를 보면 연금을 비롯해 사회적 안전망이 탄탄하고 인생에 패자부활전도 가능하지만, 한국은 한 번 패하면 다시 제자리를 찾기 어려운 사회"라고 했다. 또 "강력한 저출산 사회로 가고 있다는 점도 장기적으로 노동생산인구 감소로 이어져 큰 위험"이라고 짚었다.

정 교수는 한국이 지금처럼 주입식 교육을 해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례없는 발전을 이룩하는 데는 교육의 역할이 컸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헤쳐나가는 데는 암기식 교육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앞으로는 남이 낸 문제를 열심히 푸는 것이 아닌, 아무도 제기하지 않은 문제를 나의 경험으로 찾고, 남이 한 것을 살펴보면서 눈치 보는 삶이 아니라 실패해도 좋은, 처음 시도한 자만이 선점효과를 얻을 수 있는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팬데믹을 계기로 우리 사회를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4차 산업혁명은 인간지성과 인공지능이 어떻게 화합하느냐의 문제"라며 "'경쟁 관계'가 아닌 우리가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도움을 받아 함께 가는 '공생관계'로 발견시켜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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