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마·음·디·톡·스

입력 2020-10-22 18:00   수정 2020-10-23 02:02


두 달 전 스마트폰에 기록된 SNS 사용시간을 보고 놀랐다. 열흘간 73시간53분. 하루의 3분의 1 이상을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에 쓰고 있었다.

안 되겠다 싶었다. 명상을 시작했다. 매일 잠들기 전 5분. 자리에 앉아 호흡만으로 나를 들여다보는 ‘마음챙김(mindfulness)’ 연습을 했다. 그 5분은 살아있음을 조용하게, 온전히 느끼는 시간이 됐다. 거창할 것은 없다. 호흡에 집중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깨끗해진다. 감정을 똑바로 보자 휘둘리지 않게 됐다. 습관적으로 접속하던 SNS 사용 시간도 자연스럽게 줄었다. 최근 열흘 동안은 54시간32분. 여전히 긴 시간이지만 줄고 있다.

2020년을 관통하고 있는 ‘코로나 블루’는 디지털기기에 대한 의존도를 더 높였다. 수년 전 미국 실리콘밸리 개발자들이 디지털 중독에 대한 반성으로 ‘마음챙김 명상’에 빠져든 것처럼 지금 대한민국에선 명상 신드롬이 새롭게 일고 있다.

서울 회현동 복합문화공간 피크닉에서는 ‘명상’을 주제로 한 대규모 전시가 5개월간 열렸다. 서점가에는 명상을 주제로 한 책이 쏟아진다. 명상 앱도 수십 개에 달한다. 그림을 바라보며 명상하는 스튜디오가 생기고, 자연과 함께하는 명상 프로그램도 많아졌다.

지난 16~17일엔 실리콘밸리에서 10년간 열려온 마음챙김 콘퍼런스 ‘위즈덤 2.0’이 서울 노들섬에 찾아왔다. 미국 밖 도시에선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렸다. 실리콘밸리 기업가와 명상 지도사, 심리학자, 뇌과학자, 교사와 정치인들이 줌으로 연결돼 기술과 삶이 함께 가는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행사를 주최한 유정은 마보 대표는 “선한 영향력을 지닌 사람들이 더 건강한 세상을 창조하기 위해 마련한 배움의 장”이라며 “분노와 대립이 많은 사회에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위즈덤 2.0을 시작한 소렌 고드해머, 구글의 전 디자인 윤리학자이자 휴먼테크놀러지센터 공동설립자인 트리스탄 해리스, 구글 명상 프로그램 SIY 창시자 차드 멩 탄 등이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살아온 날들이 살아갈 날들에게 물었다. 당신과 우리, 지금 이대로 괜찮냐고.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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