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AI가 잘 챙겨주는데 왜 마음은 공허할까

입력 2020-10-22 17:51   수정 2020-10-23 02:37

영화 ‘그녀(Her)’에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던 대필 작가 시어도르는 삶의 외로움을 달래도록 도와주는 인공지능(AI) 운영체제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다. 몸체가 없는 사만다는 PC 또는 스마트폰으로 대화하면서 상대의 취향, 성격, 감정을 학습해 나중에는 연인처럼 소통한다. 시어도르는 사만다와 공원에서 데이트를 즐기던 도중 문득 깨닫는다. 주위를 스쳐가는 많은 이도 ‘그녀’와 데이트하고 있다는 것을. 사만다는 동시에 8316명과 대화를 나눴고, 그중 사랑에 빠진 상대는 641명이었다.

6년 전 국내 개봉 당시만 해도 SF영화 속 이야기로만 여겼던 인간과 AI의 사랑이 이제 현실이 됐다. 듣고 말할 줄 아는 AI가 AI 스피커나 가상비서 형태로 널리 보급되면서다.

《인공지능, 말을 걸다》는 일본에서 인간과 AI가 ‘결혼’한 사례를 소개한다. 도쿄에 사는 30대 공무원 곤도 아키히코가 AI 스피커의 홀로그램 기반 여성 아이돌 캐릭터 ‘아즈미 히카리’와 2018년 11월 결혼식을 올렸다. 일본에서 곤도처럼 AI 캐릭터와 결혼한 사람은 3700여 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 책은 ‘말하는 AI’와 인간의 상호작용이 사람들의 일상에 어떻게 통합되고 있는지, 개인적·사회적 측면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 살펴본다. AI 스피커는 집 안의 일상을 편리하게 해주고 정서적인 위로까지 준다. 인간 고유의 영역도 넘본다. 노인의 말벗이 되거나 생활을 보조하고, 아동을 교육하고 돌본다. 저자는 말하는 AI의 긍정적인 기능과 역할뿐 아니라 부작용과 문제점 등을 짚으며 철학적·규범적으로 고민해야 할 질문도 던진다. “말하는 인터페이스는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긴 인간의 소통 방식과 규범을 돌아보게 한다”며 “AI가 만드는 변화와 가능성은 인간과 기계 간 상호작용의 미래를 상상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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