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수향 "'내가예' 섹시하고 야해서 좋았어요"

입력 2020-10-26 07:55   수정 2020-10-26 07:57



'시청률의 여왕' 임수향의 '무패' 행진은 이번에도 계속됐다.

임수향은 지난 15일 종영한 MBC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서 형과 동생 모두의 사랑을 받는 여인 오예지 역을 맡았다. 청순가련 첫사랑의 정석으로 선보인 절절한 멜로에 시청자들은 시선을 멈췄다. '막장' 소재에 '이성적인' 멜로를 선보이며 그 흔한 키스신 하나 없었지만 '내가예'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2.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첫 방송을 시작한 후 '테스형' 신드롬을 일으킨 나훈아 특집 방송과 넷플릭스에 먼저 팔려 나갈 정도로 유명 배우들을 앞세운 경쟁작들이 방영을 시작했지만, '내가예'는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사수하며 막을 내렸다.

지난 5개월 동안 촬영과 방송을 이어온 임수향은 "편성 시간 때문에 설정이 바뀌고, 코로나19 때문에 해외 촬영 일정이 취소 되면서 많은 부분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뒷이야기를 전하면서 "그래도 저에겐 많은 배움을 줬던 작품"이라고 '내가예' 종영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예지의 삶을 이해하고, 감정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시청자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임수향은 2009년 SBS '신기생뎐' 주연을 맡으며 혜성과 같이 등장했다. 첫 작품부터 안정된 연기와 완성형 미모로 시선을 사로잡았던 임수향은 이후 '아이리스2', '감격시대' 등에 연이어 주연으로 발탁됐다. 2016년 국민 드라마로 꼽히는 '아이가다섯' 출연 이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우아한 가'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사랑받았다.

'내가예'에서도 스킨십 없이 농도 짙은 멜로를 선보이는데 성공하면서 다시 한 번 임수향의 진가를 발휘했다는 평이다. 임수향은 "저도 촬영하면서 키스하고 싶을 때가 있었다"고 고백하면서 "그래도 저희가 그런걸 안해서 환(지수)과 예지의 사랑이 마지막까지 응원받을 수 있었던 게 아니겠냐"고 말하며 웃었다.

▲ 파격적인 소재와 설정이었다. 비판적인 반응을 얻을 수도 있는 작품이었다.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

사실 각오하고 들어갔다. 두 남자 사이에 있는 여자라 상대적으로 욕먹을 수밖에 없다. 진과 환, 각각을 응원하는 팬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으니까. 그럼에도 운명과 인생의 서사가 잘 풀어져 있더라. 그걸 설득력있게 풀어내는 과정이 힘들면서도 재밌었다. 보는 사람들을 설득시키면서 가야 해서 촬영 내내 긴장상태였다. 인간의 심리에 대해 진짜 많이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예지를 보며 공감해주시는 시청자 반응을 보며 힘을 얻었다.

▲ 마지막회까지 키스신이 나오지 않아 시청자들이 원망했던 건 아는가.

(웃음) 알고 있다. 그런데 9시 30분 시간대가 청소년 보호시간대다. 처음부터 11시대나 이렇게 갔으면 좀 더 풀어낼 수 있는 요소가 많았을 텐데, 그래서 작가님도 계속 심의받으면서 썼다고 하시더라. 제가 처음 받은 초고 대본도 1회 첫 장면 미국 센트럴 파크에서 예지와 환이 입맞춤을 하는것으로 시작됐다. (코로나) 시국 때문에 촬영 장소가 제주도로 바뀌고, 대본도 전폭 수정됐다. 저 역시 더 파격적으로 해도 나쁘지 않았을까 싶지만, 덕분에 모든 분들이 불편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작품이 됐다. 예지와 환의 멜로가 치정이 아닌 아름다운 사랑으로 남을 수 있었던 건 그 때문 아닐까.

▲ 형제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설정엔 공감은 갔나?

충분히. 처음부터 시동생과 형수로 만난 게 아니지 않나. 나랑 잘 통했던 제자가 결혼으로 묶인 거다. 이해가 안간 건 (그게 아니라) 왜 예지가 남편 서진(하석진)이 사라진 후에도 계속 그 집(시댁)에 남아있었을까 하는 점이다.(웃음) 저였으면 당장 때려치고 나왔을 텐데. 예지는 저와 상황이 달랐다고 이해했다. 가족도 없고, 갈 곳도 없고, 가족에 대한 열망도 있으니까.

▲ 예지는 진을 떠나 행복을 찾았지만, 환과 사랑이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 드라마에선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환이 불쌍해 보이지만 가족이 없어 외로움을 느꼈던 예지가 그에게 식구들을 빼앗을 순 없는 거 아닌가. 마지막회에서 편집된 장면 중에 환과 밥을 먹으며 '난 좋은 사람 만나 가족을 이룰 거다. 너도 약속해라. 꼭 행복해 진다고 약속해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렇게 예지는 환의 행복을 계속 빌어줬다. 그게 '내가예'의 결말인 거 같다.

▲ 실제 임수향이라면 환과 진, 둘 중에 누굴 택할까.

어릴 때 저라면 짜릿한 매력을 가진 나쁜 남자, 진에게 끌렸을 거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매력을 갖고 있지 않나. 그런데 지금의 저는 안정감있게 저를 사랑해주는 환같은 사람이 좋다.

▲ 지수, 하석진과 파트너로서 호흡은 어땠나.

둘 다 너무 좋았다. 석진 오빠는 오빠고, 현장 경험도 많고, 여유도 많고. 제가 상당히 의지를 많이 했다. 오빠 같은 느낌, 부부 같은 느낌이 있어서 심적으로 좋았다. 환(지수)이는 재밌었다. 성품도 좋고 갖고 있는 장점이 많았다. 그걸 끄집어내면서 시너지도 받았던 거 같다.

▲ 출연한 배우로서 느낀 '내가예'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

섹시한 텐션이라고 생각했다. 그걸 마지막까지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 이 드라마가 섹시하고, 야한 느낌이 나서 좋았기 때문에.(웃음) 스킨십이 많아서가 아니라 호흡 자체가 섹시했다. 금기된 사랑이고, 그런 거친 숨소리가 너무 야했다.

▲ 그런 감정에 몰입해 '심쿵'했던 장면이 있을까.

정말 많았다. 후반부로 가면서 실제로 예지가 된 거 같았다. 대본에 키스신은 없지만 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었다. 그때 지수랑 '그냥 해버릴까?' 이런 얘길 나누기도 했다. 그런게 연기에도 도움이 됐다. 하고 싶어도 꾹 참는 감정을 연기해야 했으니까.

▲ 실제 임수향의 성격은 예지와 확실히 다른 거 같다.

사람들은 제가 직설적으로 얘기한다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많이 참는다.(웃음) 소심한 편이다. 이렇게 인터뷰하고 집에가서 또 계속 생각할 거다. 예지만큼 아량도 넓진 않는 거 같다. 다른 여자와 남편이 함께 지냈다는 걸 안 순간, 저라면 끝이다. 예지처럼 여성스러운 면도 없다. 청소도 빨래도 요리도 대충하고, 그렇게 산다. 그래도 인연을 쉽게 끊어내진 못한다는 점은 비슷한 거 같다.

▲ 달랐기 때문에 연기하기도 힘들었을 거 같다.

진짜 너무 어려웠다. 스무살 때 처음 연기할 때 배웠던 선생님을 다시 찾아가 대본을 분석하고, 통으로 대사를 외웠다. 연기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아쉬운 것도 많고 부족한 부분을 깨닫게 돼 '더 배워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 작품이었다. 나의 체력의 한계점도 느꼈다. 10장면 중 8장면은 울어야 하니, 저희끼리는 '전투'라고 했다.

▲ 시청률 타율이 좋은 배우 아닌가. 이번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힘들었지만, 잘 마무리된 거 같아 다행이다. 이번 만큼 힘든 현장이 없었다. 장마가 너무 길어 야외에 나가지도 못하고, 코로나 때문에 장소 대여도 안됐다. 추석에 '나훈아쇼'가 편성됐다는 얘길 듣고 좌절하기도 했다.(웃음) 그래도 사고 없이 잘 마무리된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 쉼 없이 연기를 해왔다. 지칠 땐 어떻게 하나.

저는 일하는 게 좋다. 일이 없으면 '일 없냐'고 회사에 전화한다. 그래서 쉴 땐 예능도 하고 자꾸 뭘 하려 한다. '놀면 뭐하냐' 주의다. 연기하는게 재밌다. 일이 없으면 수업이라도 시켜달라고 한다. 연기가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지만, 이렇게 울고, 화를 표출할 일이 일상 생활에선 없지 않나. 일을 하면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여기에 결과물을 보면 부끄러울 때도 있지만, 뿌듯하다.

▲ 이번에 쉴 땐 뭘 할 예정인가.

이사를 하려 한다. 멀리 가는 건 아니고 앞집으로 간다.(웃음) 영어 수업도 다시 시작했고, 강아지들과도 시간을 보내야 할 거 같다. 그리고 다음 작품을 준비해야 한다. 요즘은 1년에 1개 밖에 못하는 구조라, 미리미리 준비하려 한다. 이렇게 제 서른 한살이 지나간다.

▲ 진한 멜로 드라마라 작품을 하면서 연애나 결혼관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싶은데.

연애관이 달라졌다기 보단, 예지의 삶이 너무 기구하고 힘들어 주변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됐다. 때가 돼 결혼을 할 때 단순히 곁에 있다는 이유로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했다. 예지는 외로울 때 환이 옆에 있어서 긴가민가 하면서 결혼한 거 아닌가.(웃음) 평생을 같이할 사람인데, 결혼할 시기에 옆에 있다는 이유로 결혼하는 건 아닌 거 같다. 전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나타난다면 바로 결혼할 거다. 물론 그 사람이 아직 어디에 있는진 모르겠다.(웃음) 찾지 못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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