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 논술길잡이] 앞뒤가 맞는 표현과 효율적 전달에 신경쓰세요

입력 2020-10-26 09:00  

안녕하세요, 수험생 여러분! 먼저 지난주의 답안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지난주 문제를 미처 못 본 학생들은 지난 호의 문제를 먼저 참조해 보세요. (한국경제신문-생글생글 678호, 2021학년도 논술길잡이편)

[실전문제] : 행복 추구 방식을 중심으로 (가)와 (나)를 비교하시오. (아래는 답안입니다.)

① (가)와 (나)의 행복추구 방식은 이질적이다. 자신의 능력 범주 안에서만 삶의 의지를 전개하여 행복을 얻으라는 (나)의 주장과 대조하면, (가)의 행복추구 방식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 차이를 양상과 논리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대비해 볼 수 있다.

② (가)의 문자는 한수, 즉 타자에 대한 헌신적 사랑을 통해 행복을 얻는다. 그녀에게는 물질적 한계나 타인의 시선이 제약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오로지 사랑의 대상을 향한 헌신적 태도와 진정한 마음은 물질적 결핍과 무관하게 내면의 풍요를 만들고 주변을 감화시키며, 그녀의 의도나 사랑의 성패와 상관없이 행복을 가져다준다.

③ 반면 (나)는 절제와 엄격함으로 행복에 도달하라는 지침을 전달한다. 이에 따르면 행복은 자유로운 의지와 욕망의 추구로써 달성된다. 따라서 자신의 의지나 욕망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것을 갈망해서는 안 된다. 이는 (가)의 문자가 보이는 헌신적 사랑과 행복추구 방식을 비판할 수 있는 준거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자는 나름대로의 행복을 달성한다. 왜냐하면 문자에게는 상대를 향한 헌신만 있었고 한수를 변화시키고 소유하려는 욕망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문자에게는 (나)에서 말하는 자신을 위한 의지와 욕망마저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행복추구 방식은 개인의 관점이나 상황에 따르기 때문에 일관된 규정을 내리기 어렵다.

[답안해설]

① 논술 답안은 물음에 대한 답변이자, 점수를 얻기 위한 글쓰기입니다. 따라서 물음에 집중하는 동시에 자신이 생각한 답안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문제의 ①번 단락은 ‘행복추구 방식’이 무엇인지 간명하게 정리해 답안 전체의 내용을 빠르게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② 이 부분에서는 구체적으로 답안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점점 배우고 익혀야 할 것 중 하나는 제시문에 담겨 있는 의미를 이해해 자신의 언어로 구사하는 것입니다. 즉 ‘텍스트를 소화해서 배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그 따스함과 밝은 빛이 몸 밖으로 스며나가 뺨을 물들이고, 살에 생기가 넘치게 하는 것을 그녀 자신은 오히려 깨닫지 못했다”는 부분을, “여타 의도가 없는 헌신이 개인의 내면을 풍요롭게 하면서 외적 한계까지 변화시킨다”는 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것은 의미의 해석이자 능동적 독해입니다.

③ 여기서는 (나)의 내용을 보여주는 동시에 앞선 (가)와의 차이점을 보여주는 데 집중합니다. 문제의 ①문단에서 방식 차이를 구체적으로 대비해보겠다고 선언했으므로, 앞뒤에 맞게 글을 전개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도 단순한 기계적 대비가 되지 않도록 차이점에 대해 깊이있게 생각하고 그 사고를 글에 눌러 담을 필요가 있습니다.

잘 읽어 봤나요? 문득 신문 지면의 글 읽기가 지루하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감각적 매체에 훨씬 익숙한 여러분에게 활자 매체로 논리와 사고를 전달하는 방식은 비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기회가 돼 만나서 가르쳐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이 신문을 읽는 일이 비효율적이라고는 해도, 결코 구태한 방법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 속에는 본질적 가치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인류가 가진 지성 작업의 대부분은 활자로 기록돼 있습니다. 따라서 책을 읽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행위는 단순히 정보를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서 모든 지성과 소통하고 지식의 지평을 넓힌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잠깐 질문을 던져볼게요. 여러분은 영어를 왜 공부합니까? ‘시험 보니까요’ ‘글로벌한 세상이니까요’ 두 가지 답변이 먼저 예상됩니다. 사실 이 세상의 가장 중요한 정보는 거의 영어로 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신 IT 학술저널의 95% 이상이 영어로 돼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이것은 새로운 IT 기기를 구하고 작동법을 모를 때 영어를 잘 아는 사람이 95개의 참고자료를 갖게 된다면 영어를 못하는 사람은 5개보다 더 적은 (어떤 언어인지 알 수 없으므로) 자료밖에 갖지 못한다는 것을 뜻하죠. 즉 영어를 배운다는 것은 세상의 지식창고를 열 수 있는 커다란 열쇠를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아요. 글을 쓰고 이해하고 사고하는 것은 인간이 태어나 걸음마를 떼는 것처럼 지식과 지성 위에서 뛰어놀 최소한의 자격을 갖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읽고 사고하고 표현하는 능력은 여러분의 삶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자, 오늘은 요약에 대해서 다룰 차례입니다. 요약의 뜻이 무엇일까요? ‘짧게 쓰기’. 많은 경우에 이와 같은 답변을 떠올릴 것 같군요. 요약을 잘하기 위해서라면 요약의 목적을 알아야 해요. 요약은 한눈에 바라볼 수 있게 하면서 오래 기억하기 위한 간추리기 작업입니다. 여러 번 연습을 반복하며 요약하기를 익힐 수 있어야 합니다. 요약은 여러분의 독해 능력을 보여주는 가장 기본적인 논술 유형입니다. 오늘도 하나의 과제를 드리겠습니다. 잘 요약해보고 2주 뒤 지면에서 만납시다.

[문제1] 아래 지문을 세 문장으로 요약하시오. (단 지문의 단어는 하나도 쓰지 말 것)

페르세스여, 고귀한 집안에서 태어난 이여, 그대는 늘 내 충고를 명심하고 일하시라.
기아가 그대를 싫어하고 고운 화관을 쓴 정숙한 데메테르 여신이 그대를 사랑하여 그대의 곳간을 식량으로 가득 채우도록 말이오!
왜냐하면 기아는 게으름뱅이의 충실한 동반자이기 때문이오.
일하지 않고 살아가는 자는 신들도 인간들도 싫어하는 법이오.
그는 빈둥빈둥 놀며 꿀벌들의 노고를 먹어치우는 침(針)이 없는 수벌들과 기질이 같소.
그대는 일을 사랑하되 시의(時宜)를 얻도록 하시라.
그러면 그대의 곳간들은 철철이 식량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오.
사람들이 양떼를 많이 갖게 되고 부자가 되는 것은 일 덕택이오.
그리고 일하는 자는 불사신들께 훨씬 더 사랑스런 법이오.
일은 수치가 아니오. 일하지 않는 것이 수치요.
그대가 일하면 게으름뱅이는 곧 그대가 부자가 되는 것을 시기할 것이오.
하나 부에는 위엄과 명망이 따르는 법이오.
그대의 운수가 어떻든 간에 일한다는 것은 더 바람직한 것이오.

<글쓰는 순서>

1. 마당열기 : 논술, 논리적 사고와 글쓰기
2. 견주고 비교하기 1
3. 견주고 비교하기 2
4. 요약하기 1
5. 요약하기 2
6. [특별] 실전문제풀이 : 성균관대 인문논술 정복하기
7. 비판하고 평가하기 1
8. 비판하고 평가하기 2
9. [특별] 실전문제풀이 : 경희대 인문논술 정복하기
10. 인문학적 추론 1
11. 인문학적 추론 2
12. 다각도의 비교 1
13. 다각도의 비교 2
14. [특별] 실전문제풀이 : 연세대 인문논술 정복하기
☞ 포인트
논술 답안은 물음에 대한 답변이자, 점수를 얻기 위한 글쓰기입니다. 따라서 물음에 집중하는 동시에 자신이 생각한 답안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제시문에 담겨 있는 의미를 이해해 자신의 언어로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나아가 기계적 대비가 되지 않도록 차이점에 대해 깊이있게 생각하고 그 사고를 글에 눌러 담을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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