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카페 살린 3D! '디저트' '딜리버리' '디톡스'

입력 2020-10-25 15:51   수정 2020-10-25 21:40

서울 연남동의 카페 펠른은 '커피 페어링 코스'를 예약제로 운영하는 카페다. 오후 1시부터 오후 7시까지 1시간 30분 단위로 매일 5회차 예약을 받는다. 예약한 시간에 카페에 도착하면 9명 정도 앉을 수 있는 바에서 그날의 음료 3종과 곁들이는 음식 3종을 즐길 수 있다. 1인당 가격은 3만3000원. 이 카페는 현재 예약을 받고 있는 12월 19일까지 대부분의 시간이 다 차있다.





펠른처럼 일부 손님을 예약제로 받아 디저트 또는 음식과 '페어링(함께 짝을 지어 내놓는 것)'하는 카페가 늘고 있다. 배달에 나선 곳들도 부쩍 많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한 대안들이다. 손님 1인당 1회 주문시 지출하는 비용을 높이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배경이 됐다.
◆"커피 1잔=5000원의 벽을 넘어라"
카페는 수익성이 늘 고민인 업종이다. 커피 1잔은 비싸봐야 5000원을 넘지 않는다는 심리적 저항이 수 년 째 벽이었다. 사람이 가득 들어찬 카페도 커피 1잔 팔아 크게 남는 게 없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였다.

그날 그날 맛있는 커피를 바리스타가 마음대로 골라 내어주는 '오마카세'나 '커피&디저트 페어링 세트'는 그래서 등장했다.

100% 예약제로 운영되는 블루보틀 삼청한옥은 음료 3종, 디저트 3종 또는 초콜릿 4종을 서빙하고 1인당 2만2000원~2만8000원을 받는다. 이용 시간은 1시간 30분으로 제한되고 1회 이용시 2명에서 최대 4명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오후 12시에서 5시30분까지 30분 단위로 자체 예약사이트에서 예약을 받는다.

서울 구로동 '이미커피로스터스'도 매주 다른 커피로 변경되는 '디저트 페어링 세트'가 1만3000원. 단골들이 매주 방문해 다른 커피를 즐길 만큼 인기가 많다.

서울 동교동 알디프 티 바&라운지는 하루 5회에 걸쳐 예약을 받는 차 전문점이다. 1만8000원을 내면 2시간 동안 3종의 차를 즐길 수 있다. 3만3000원의 코스는 3개월에 한번씩 바뀌는 '스토리텔링 차 서비스'다. 10월부터 12월까지는 '할로윈 동화'를 주제로 5종의 차와 디저트가 순서대로 제공된다. 알디프 관계자는 "3개월에 1번씩 코스가 바뀌면서 손님도 직원도 지루하지 않은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일반 카페 이용이 제한되면서 특별한 경험을 찾는 사람들이 더 늘었다"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예약제를 통해 특별한 서비스를 받으며 '카페에서 디톡스 한다'는 평가가 많다. 비용은 조금 더 내더라도 보다 안전한 곳에서 차와 커피를 즐기는 여유가 더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디저트가 밥, 빵까지 진화
카페의 주인공이 커피 외에 부가 수익 창출원이 되는 사이드 메뉴와 각종 굿즈도 화려해졌다. 엔제리너스는 올해 출시한 베트남식 '반미 샌드위치'가 6개월 만에 100만 개 판매 돌파를 앞두고 있다. 반미의 인기로 엔제리너스 각 매장당 사이드 메뉴 매출 비중은 기존 1~5%에서 10%까지 올라갔다. 전국 가맹점에서 반미 메뉴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엔제리너스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커피와 함께 한끼 식사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기존 제품을 개편해 맛을 더 업그레이드한 신제품도 선보였다"고 말했다.




이디야커피도 1인용 '떠먹는 디저트' 3종이 매월 평균 3만 개 이상 판매된다. 리조또, 파스타 등을 사이드 메뉴로 판매해온 할리스 역시 올 들어 커피 외 메뉴의 매출 비중이 크게 늘었다.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겨냥해 내놓은 '에그마요' 등 간단한 샌드위치류가 잘 팔리며 사이드 메뉴 매출이 올 들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부가 수익원을 내기 위한 각종 굿즈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커피 등 기본 메뉴에 충실하던 커피빈은 최근 블루투스스피커, 캠핑용 밀크박스, 장우산, 캠핑MD 등을 잇따라 출시했다. 투썸플레이스도 피크닉 테이블, 양산 등은 물론 비건 간식, 한정판 마카롱 등 커피 외 사이드 메뉴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커피 배달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커피빈의 배달 매출은 올 들어 전년 대비 154%, 이디야커피도 660% 성장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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