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세계의 '택진이형'들

입력 2020-10-25 18:05   수정 2020-10-26 00:28

1962년 창단한 미국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는 ‘언더독(이길 확률이 낮은 팀)’ 이미지가 강하다. 같은 뉴욕 연고의 월드시리즈 최다 우승팀(27회) 뉴욕 양키스에 비해 역사가 짧고, 우승 횟수도 2회에 불과하다. 올 시즌에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5팀 중 공동 4위로 그저 그렇게 마무리했다.

이런 메츠가 지난달 MLB 최고의 ‘화제’로 떠올랐다. ‘헤지펀드의 제왕’ 스티브 코언 포인트72자산운용 창립자가 인수를 확정했기 때문이다. 코언 창립자는 1956년 뉴욕에서 태어난, 오랜 메츠 팬이다. 1992년 200만달러로 설립한 SAC캐피털을 통해 부(富)를 일궜고, 139억달러(약 16조4000억원)로 추정되는 개인자산을 포인트72에서 굴리고 있다.

‘프로 스포츠의 천국’ 미국에서 구단주가 되는 것은 창업가의 꿈으로 통한다. 미 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의 마크 큐반 구단주가 대표적 사례다. 그는 1995년 대학농구 경기를 인터넷으로 중계하는 브로드캐스트닷컴을 설립해 4년 뒤 57억달러(약 6조원)에 매각했다. 2000년엔 매버릭스를 사들였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MLB)와 레드윙스(미 아이스하키리그·NHL)를 소유한 ‘리틀시저스피자’의 창업자 마리안 일리치, 빌 게이츠의 대학 친구로 마이크로소프트 초기 멤버이자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스티브 발머 LA클리퍼스(NBA) 구단주도 마찬가지다.

중동 석유부호나 대기업 소유 구단이 많은 유럽과 일본은 미국과는 결이 다르다. 그렇지만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 스타드 렌FC의 프랑수아 피노 케링 창업자, 일본 프로야구(NPL)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같은 ‘자수성가 기업인’ 구단주들도 있다.

2020 KBO리그 정규시즌에서 NC다이노스가 창단 9년 만에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1997년 엔씨소프트를 창업해 연매출 1조7000억원대 기업으로 키운 구단주 김택진 사장도 기쁨을 함께 했다. 그는 2011년 구단주가 된 뒤에도 엔씨의 정보기술(IT) 노하우를 구단에 적용하는 등 아낌없는 애정으로 프로야구판에 돌풍을 일으켰다. 이런 야구사랑으로 팬들 사이에선 ‘택진이형’으로 불릴 정도로 개인적 인기도 높다. 김 사장은 우승 현장에서 “다음 꿈을 위해 뚜벅뚜벅 걸어나가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가 이룰 다음 꿈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송종현 논설위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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