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만 열리는 '고양이 축제'…무대 설 때마다 '행운' 떠올려"

입력 2020-10-26 17:38   수정 2020-10-27 00:39


올해 초연 40주년을 맞은 뮤지컬 ‘캣츠’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열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 등에서 상시적으로 열리던 공연이 모두 중단돼서다. 반면 지난달 9일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막이 오른 ‘캣츠’ 내한 공연은 기간을 연장했다. 원래 다음달 8일까지 공연할 예정이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로 12월 6일까지 연장됐다.

‘캣츠’ 한국 무대의 주역들인 조아나 암필과 브래드 리틀, 댄 파트리지는 최근 인터뷰에서 “매일 ‘캣츠’ 무대에 오르면서 내내 ‘행운’이란 말이 떠오른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고국 친구들은 무대에 서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배우로서 정말 감사할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시인 T S 엘리엇의 시를 바탕으로 제작된 ‘캣츠’는 1981년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이후 누적 관객 수가 8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 암필은 한때 아름다웠지만, 누추한 모습이 된 그리자벨라를 연기한다. 리틀은 지혜롭고 현명한 선지자 올드 듀터러노미, 파트리지는 바람둥이 럼 텀 터커역을 맡았다.

이번 공연에선 방역 수칙에 맞게 무대 연출이 일부 바뀌었다. 극 중간쯤 객석 사이에서 등장하는 듀터러노미는 고양이 분장을 한 ‘메이크업 마스크’를 쓴다. 리틀은 “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 공연 시작 1주일 전에 정해진 부분들”이라며 “메이크업 마스크로 안전 수칙을 지키면서 예술적인 감성도 전달할 수 있어 뿌듯했다”고 설명했다. 파트리지는 “개인적으로 듀터러노미가 무대로 들어오는 장면을 좋아하는데 마스크를 쓰고서도 관객과 소통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온 ‘캣츠’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파트리지는 “볼거리도 많고 의상도 완벽한 무대”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역사상 가장 유명한 노래 중 하나인 ‘메모리(Memory)’를 부르는 암필은 “사실 부담이 큰 곡”이라며 “훌륭한 아티스트가 많이 부른 노래고, 관객들이 잘 아는 노래다 보니 무대에 오를 때마다 두려움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리틀은 “공연 기간에 어머니와 사별했는데 암필이 메모리를 부를 때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펑펑 울었다”며 “노래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배우”라고 호평했다. 그는 “이번 한국 공연은 메이크업 마스크만 빼고는 40년 전의 초연 무대와 가장 가까운 공연”이라며 “늙은 극장 고양이 거스의 회상 장면에 으르렁거리는 그롤타이거가 나오는 광경을 주목해서 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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