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10조원' 던킨, 인스파이어에 팔린다

입력 2020-10-26 17:48   수정 2020-11-03 15:22

도넛 및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인 던킨과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배스킨라빈스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던킨브랜드가 매각을 앞두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생존한 몇 안 되는 외식기업으로 꼽히는 던킨브랜드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주가에 프리미엄까지 더해진 88억달러(약 10조원)라는 높은 ‘몸값’을 인정받을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외식기업 인스파이어브랜드가 던킨브랜드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스파이어브랜드는 인수 가격으로 주당 106.5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나스닥시장에서 지난 23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종가 88.79달러)에 약 20%의 프리미엄을 얹은 수준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던킨브랜드는 자진 상장폐지를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던킨브랜드 주가는 지난 3월 저점(3월 20일 종가 39.68달러) 대비 124% 뛰었다. 코로나19가 미국에서 확산하던 올 상반기만 해도 던킨브랜드가 이처럼 선전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다. 코로나19 여파로 2분기 던킨브랜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줄었다.

하지만 던킨브랜드가 비대면 수요에 재빠르게 대응하면서 시장의 평가가 달라졌다. 던킨브랜드는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고 드라이브 스루와 스마트폰 앱을 통한 온라인 주문 시스템을 도입해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했다. 앞서 이 회사는 대표 브랜드인 던킨의 중심축을 도넛에서 수익성이 좋은 커피로 옮기며 스타벅스 등과 경쟁에 들어가기도 했다.

던킨브랜드의 매수자로 나선 인스파이어브랜드는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아비스 및 지미존스, 버팔로윙 전문 레스토랑 버팔로 와일드 윙스, 멕시코 음식 프랜차이즈 러스티 타코 등 약 1만100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외식기업이다. 미 사모펀드(PEF) 운영사인 로아크캐피털이 최대주주다. 로아크캐피털은 지난 4월 미 케이크 프랜차이즈인 치즈케이크 팩토리에 2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이번 인수합병(M&A)이 성사되면 던킨브랜드는 9년 만에 다시 비상장사로 돌아간다. 2005년 베인캐피털과 칼라일그룹 등 PEF 운용사들은 영국 페르노리카로부터 24억달러에 던킨브랜드를 사들였고 2011년 나스닥에 상장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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