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20원선 임박…수출기업 '비상'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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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26 10:48   수정 2020-11-03 08:31

원·달러 환율, 1120원선 임박…수출기업 '비상'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원화 초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년7개월 만에 1120원선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원화 강세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비롯한 수출기업들도 긴장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의 수출가격이 오름세를 뛰는 등 교역에 타격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제품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기업들의 제품 경쟁력이 상당한 만큼 가격경쟁력 약화를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1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3원50전 떨어진(원화 가치 상승) 1129원40전에 거래됐다. 이날 환율은 달러당 1130원에 장을 시작한 이후 갈수록 낙폭을 키웠다. 환율이 장중 1120원선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3월22일(1127원50전) 후 처음이다. 종가 기준으로 1120원선까지 내려가 것은 지난해 3월21일(1127원70전)이 마지막이었다.

중국 공산당 최고권력기구인 중앙위원회가 이달 26~29일 베이징에서 19기 5차 전체회의(19기 5중 전회)를 여는 것도 위안화·원화 가치에 긍정적 재료로 작용했다. 중국 지도부는 회의에서 내놓은 내수경제 활성화와 첨단기술 육성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적잖기 때문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위안화 강세 영향으로 환율이 하락하는 환경을 조성하겠지만 당국 개입 가능성 등으로 낙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주 환율이 1122~1140원을 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4일 1189원60전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달 4일부터 이달 23일(1132원90전)까지 환율은 4.7% 떨어졌다.

통상 원화가치 강세는 수출기업 실적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8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1% 하락하면(원화 가치 상승) 수출은 0.51%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도 원·달러 환율이 1% 올라가면(원화 가치 하락) 한국 수출이 0.3~0.4% 늘어난다고 추산했다.

코로나19 직후 모처럼 활기를 띠는 수출에 찬물을 부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수출은 480억5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7.7% 늘었다. 수출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에 퍼지기 직전인 지난 2월(3.6% 증가) 후 처음이다. 수출 증가율은 3월에 -1.7%를 기록해 감소세로 전환한 이후 4월(-25.6%), 5월(-23.8%), 6월(-10.9%), 7월(-7.1%), 8월(-10.1%)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왔다.환율에 민감한 자동차의 9월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14.8% 많은 19만3081대로 집계됐다. 10월 들어 원화가 강세를 이어가는 만큼 가격경쟁력이 약화된 자동차 수출이 10월 이후 다시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해외공장 생산 비중이 늘어나는 등 환율 변동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화학기업들은 해외서 조달하는 원재료 비중이 높은 만큼 환율이 내려가면 그만큼 가격 채산성이 올라가기도 한다. 여기에 가격경쟁력을 상쇄할 만큼 제품 경쟁력도 올라갔다. 이주열 총재도 지난 14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달러 환율이 수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환율보다는 글로벌 수요와 코로나19 전개 흐름이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가전, 기계, 자동차 업종의 경우 과거 대비 개선된 기술과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원화가치 상승을 극복할 것"이라고 봤다.

원화가치 하락으로 외화차입금 조달비용도 줄어드는 등 부가적 혜택도 적잖다. 현대차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5% 하락(원화가치 상승)할 경우 연간 순이익이 452억원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LG화학도 환율이 10% 하락하면 연간(2019년 기준) 순이익이 64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정유·조선업체도 외화차입금 이자비용과 원재료 가격을 절감하는 만큼 원화가치 상승이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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