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공무원은 '월북', 독감백신 사망은 '극단 선택'

입력 2020-10-27 13:47   수정 2020-10-27 14:54


경찰이 독감백신을 접종받은 후 사망한 고교생이 스스로 '극단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유족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해경은 북한군에게 살해당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에 대해 '월북'이라는 결론을 내려 유족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보수 야권 일각에서는 수사기관이 정권에 유리하게 사망원인을 짜 맞추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A군이 최근 아질산염을 직접 구매했다며 음모론을 일축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구매 장소나 시기는 확인해줄 수 없지만 최근 구매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독감 예방접종을 맞고 이틀 후 숨진 인천 모 고등학교 3학년 A(17)군 시신에서 아질산나트륨(아질산염)이 다량 검출됐다.

아질산염은 흔히 육가공품의 발색제와 산화방지제로 쓰이지만 치사량(성인의 경우 4~6g) 이상 섭취할 경우 심각한 호흡곤란을 겪을 수 있다.

국과수는 지난 18일 A군 시신 부검을 진행한 뒤 '사인미상'이라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통보한 이후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정밀조직검사 등을 벌여왔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A군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아질산염을 복용했거나 혹은 비슷하게 생긴 소금, 설탕 등으로 오인해 섭취했을 가능성 등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

자신이 A군의 친형이라고 주장하는 한 누리꾼은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글을 올려 억울함을 호소했다.

청원인은 "18일 오전에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부검이 진행됐고 한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했는데 일주일도 안 되어 결과가 나왔다"며 "국과수에서는 독감 백신과 관련이 전혀 없다는데 믿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독감 주사를 맞고 난 다음 날 몸에 힘이 없고 기운이 없다며 저녁조차 먹지 않은 동생이었다"며 "(국과수는)특정 물질이 위에서 다량 검출돼 독감 백신과 (동생의 죽음 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하지 않고 자살 혹은 타살로 사건을 종결지으려 한다"고 했다.

청원인은 "평소에 제 동생은 마스크도 KF80 이상의 마스크만 착용하고, 물병 같은 것도 재사용하면 바이러스가 증식된다고 하면서 재사용하지 않았다"며 "학교에서도 성적도 전교 상위권이고, 대학교 입시도 거의 다 마쳤으며 대학 생활을 위해 필요한 전자기기 등을 알아보며 심리적인 압박감이나 스트레스가 최소인 상태였다. 자살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험 기간이 아닐 때도 독서실을 다니며 성실하게 공부만 하는 제 동생이 자살로 사건이 종결된다면 너무 억울한 죽음이 될 것 같다"며 "제 하나뿐인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다"고 했다.

한편 청원인의 동생인 A군은 지난 14일 민간 의료기관에서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을 받고 이틀 뒤인 16일 사망했다. 국과수는 A군에 대한 부검을 진행해 지난 22일 "A군의 사인은 (백신) 접종과 무관하다"는 감정 내용을 경찰에 통보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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