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성팬 수천명 운집…"트럼프 부당 대우받아, 여론조사 안믿는다"

입력 2020-10-27 17:36   수정 2021-01-25 00:02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권과 언론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 그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고 싶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리티츠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 현장. 중년 여성 테레사 이아네타 씨는 ‘왜 유세장에 왔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지자들의 힘을 보여주고 싶어서”라며 “(인근) 뉴저지주에서 1시간 반 넘게 차를 타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자기가 한 말을 다 지켰다”며 “워싱턴의 기성 정치인들과 다르다”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이날은 월요일인 데다 빗발이 흩날리는 궂은 날씨였다. 하지만 리티츠 유세 현장에는 수천 명의 지지자가 모였다. 발열 체크와 보안 검사를 위해 줄을 서서 연단이 설치된 야외 유세 현장에 입장하기까지 1시간가량 걸렸다.

자신을 공인회계사라고 밝힌 스티브씨는 “감세 정책 때문에 트럼프를 지지한다”며 “조 바이든이 되면 증세할 것이고 이는 경제에 부정적”이라고 했다. 스티브와 같이 온 부인은 “4년 전엔 트럼프도 민주당도 찍지 않았지만 이번엔 트럼프를 찍을 것”이라며 “트럼프가 막말을 하긴 하지만 그래도 솔직한 반면 다른 정치인들은 아름다운 거짓말만 늘어놓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핵심 경합주이자 바이든의 안방(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 공략에 꼬박 하루를 썼다. 아침 일찍 백악관을 나서 오전 11시 앨런타운, 오후 1시30분 리티츠, 오후 4시30분 마틴즈버그로 차례로 이동해 유세를 한 뒤 밤 8시가 다 돼서야 백악관에 돌아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 퇴원한 지난 12일 이후 펜실베이니아를 찾은 건 이날이 벌써 세 번째다.

바이든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바이든은 당초 이날 외부 일정 없이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에서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후에 차로 20분가량 떨어진 펜실베이니아주 체스터의 지역 캠프 사무소와 유권자 서비스센터를 ‘깜짝 방문’했다. 트럼프와 바이든이 이날 ‘바이든 안방 잡기 공방전’을 벌인 것이다.

펜실베이니아주(선거인단 20명)는 6대 경합주 중 플로리다(29명)와 함께 대선 승패를 가를 최대 격전지 중 하나다. 정치 전문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 지지율은 바이든이 49.8%, 트럼프 대통령이 45%로 4.8%포인트 차다.

하지만 바이든이 22일 마지막 TV 토론에서 재생에너지를 강조하며 “석유산업에 대한 연방정부 보조금을 끊겠다”고 한 뒤 셰일산업 의존도가 높은 펜실베이니아주 민심도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는 이 점을 물고 늘어지며 “바이든은 여러분의 에너지를 뿌리째 뽑아버릴 것이고 펜실베이니아를 심각한 불경기에 몰아넣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미 대선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뒤집기’를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굳히기’에 나선 바이든의 공방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각종 여론조사는 바이든에게 유리하다. 또 이날 기준으로 6300만 명을 넘은 사전투표도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세 현장에 만난 트럼프 지지자 상당수는 “여론조사는 왜곡이 많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세 현장에 자원봉사자로 나온 팀 트림블 씨는 “4년 전보다 지금이 지지자들의 열정과 열기가 더 뜨겁다”고 했다. 하지만 ‘대규모 유세가 지지층 외에 부동층 흡수에 도움이 되겠냐’는 질문엔 “확신하진 못하겠다”고 답했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유세가 이어지는 데 대해 많은 지지자들은 신경쓰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유세 현장엔 수천 명이 발 디딜 틈도 없이 모여 섰고 이 중 태반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청중은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며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유세장 밖에선 한 시민이 죄수복을 입은 트럼프 대통령 모습으로 자전거를 탄 채 1인 반대 시위를 하기도 했다.

리티츠(펜실베이니아)=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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