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들여도 '적자 행진'인데…혈세 수천억 또 쏟는다고? [세금 먹는 하마]

입력 2020-11-01 08:00   수정 2020-11-01 11:04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세금 먹는 하마]는 전국 팔도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곳을 찾습니다. 직접 현장에서 보고 취재한 내용을 기록합니다. <편집자 주>
5000억원 넘는 사업비 투입에도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안동문화관광단지가 완공 시기를 5년 앞두고 여전히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전체 민자 유치 대상 면적 중 분양된 비율이 절반도 안 되고, 그마저도 공사에 착수하지 못해 공터로 남겨진 면적이 태반이다.

18년간 추진된 사업임에도 추가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에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4000억원 예산이 투입된 3대 문화권 사업도 지자체의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연 23억원의 적자를 떠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안일한 사업 추진 과정이 혈세 낭비를 반복하는 핵심 문제라고 지적했다.
내부에서조차 "연장 불가피" 목소리
'경북 북부지역 관광 활성화'라는 비전을 내세워 2002년 첫 삽을 뜬 안동문화관광단지의 완공 예정 시점은 2025년. 국비와 지방비, 공사 자체 자금을 포함한 투입 예산만 총 5680억원가량이다. 그러나 완공 시기가 5년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민자 유치 부지 중 분양이 완료된 면적이 절반이 채 안 된다. 그마저도 공사에 착수하지 못한 부지가 대다수다.

안동시에 따르면 문화관광단지는 전체 민자 유치 대상 부지 면적 21만5196㎡ 중 8만9880㎡(41.8%)에 대해서만 분양을 완료했다. 그중 운영하고 있는 부지는 3만500㎡에 그쳤다. 나머지 19만㎡가량의 부지는 공터다. 공사 현장조차 없다.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유교랜드와 온뜨레피움, 그외 민간부문 호텔과 일부 상가 등이 전부다. 민자 유치를 위한 대규모 사업들이 줄줄이 지연되고 있는 형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자체 내부에서조차 사업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경북문화관광공사 관계자는 "2025년 완공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시 관계자도 "사업 진행에 따라 완공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 고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다른 지자체 사업 벌이지만…적자 예상
이 같은 상황에서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예산 3979억원을 투입하는 3대 문화권 사업도 자칫 골칫거리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운영 이전부터 매년 23억원의 적자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안동시가 2017년 한국능력협회컨설팅에 의뢰한 '3대 문화권 사업 관리 활성화 방안' 용역 결과에 따르면 3대 문화권 사업에 따른 운영비는 매년 6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예상되는 연간 매출은 40억원으로 매년 순적자 폭만 23억원에 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하면 적자폭이 확대될 여지도 있다.


문제는 이 적자분을 온전히 안동시 부담으로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국고보조사업인 3대 문화권 사업은 사업비에 대해 국비 70%, 지방비 30%로 나눠서 부담한다. 다만 운영비에 대한 모든 비용은 지자체 몫이다. 안동시가 인구 16만명, 재정 자립도가 14% 정도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관광시설 운영비가 과도한 재정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시설 개관 이후 운영에 대한 청사진도 명확하지 않다. 3대 문화권 사업 중 하나인 안동국제컨벤션센터는 최대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이지만 당장 국제회의 등 유치를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안동시의회 2020년 예산 심의과정에서 안동컨벤션센터 운영 위탁을 위한 '안동 컨벤션뷰로' 관련 예산 4억4000만원이 전액 삭감되기도 했다.

3대 문화권 사업이 세금 낭비가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지자체도 사업 운영 방법을 놓고 △민간위탁 △재단위탁 △시 직영 등 3가지 대안을 마련 중이다. 민간위탁 추진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민간투자 유치도 쉽지 않은데 민간위탁이 가능하겠느냐는 회의적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3대 문화권 사업이 당분간 적자를 면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명확한 개선방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해당 시설들은 지자체의 골칫덩어리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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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는 이미 사업 추진 단계가 막바지로 접어드는 만큼 사업의 큰 틀은 유지하되, 콘텐츠 변화로 수익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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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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