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억弗 '펑펑'…역대급 '머니게임' 된 美대선

입력 2020-10-30 17:05   수정 2020-10-31 01:0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 캠프는 지난달 말 페이스북에 ‘트럼프 지지 여성들(Women for Trump)’ 계정을 개설했다.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경합주의 여성 유권자를 겨냥한 것이었다. 이 계정 운영 비용으로 한 달도 안돼 100만달러를 썼다.


다음달 3일로 다가온 미 대선이 역대 최대의 ‘머니 게임’이 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정치자금 추적 민간단체인 책임정치센터(CRP)에 따르면 올해 선거에서 지출하는 비용이 총 1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대선과 동시에 치러지는 상·하원 의원 선거 비용을 합한 금액 기준이다. 2016년 대선 당시의 70억달러보다 두 배 뛴 수치다. 이달 중순에 예측한 것(108억달러)보다 30% 늘었다. CRP 측은 “최근 들어 선거 모금액이 급증해 상향 조정했다”며 “역사상 가장 비싼 선거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지출한 비용을 합산해 보면 민주당이 전체의 54.0%를 차지해 공화당(38.9%)보다 많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현장 행사 비용이 감소했지만 ‘안방 유권자’ 표심을 잡으려는 TV·온라인 광고 경쟁은 훨씬 치열해졌다는 게 선거 관계자들의 얘기다.

선거 비용을 충당하려는 두 진영의 모금 전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지지층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기부를 독려하고 있다. 4년 전 전체 모금액의 15%였던 200달러 미만 소액 기부자 비중이 올해 22%로 치솟은 배경이다. 특히 온라인 모금이 급증한 게 과거 선거와 다른 점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모금 경쟁에선 바이든이 트럼프를 여유 있게 제치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 바이든 캠프의 선거자금 잔액은 1억6200만달러로, 트럼프 진영(4300만달러)의 약 네 배에 달했다.

바이든을 지지하는 큰손 및 거액 기부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인물이 억만장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블룸버그통신 창업자(전 뉴욕시장)다. 1억700만달러를 쾌척했다. 톰 스타이어 전 헤지펀드 매니저도 거액을 기부했다.

월스트리트와 실리콘밸리 투자자 중 상당수도 바이든에게 줄을 선 것으로 파악됐다. CNBC에 따르면 바이든이 월가에서 받은 기부금만 1억6170만달러에 달했다. 반면 트럼프는 월가에서 9450만달러를 모금하는 데 그쳤다. 페이스북을 공동 창업한 더스틴 모스코비치는 바이든 진영에 2400만달러를 전달했다. 이 밖에 존 헤네시 알파벳 회장,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회장,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회장,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 등이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트럼프를 후원한 거액 자산가로는 라스베이거스 샌즈,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마카오 베네치안 등 세계적인 카지노·리조트를 소유하고 있는 셸던 아델슨 부부가 첫손에 꼽힌다. 총 1억8300만달러를 기부했다.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그룹 회장,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등 오랜 지인도 수천만달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운송업체인 팬앰시스템스의 티머시 멜론 회장과 홈디포 공동 창업자인 버나드 마커스, 도미노피자 창업자인 톰 모내건 역시 트럼프 지지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억만장자 출신인 트럼프는 모금 열세를 선거 전략에 활용하고 있다. 그는 한 유세에서 “현직 대통령으로서 미국 100대 기업에 전화 한 통씩만 돌려도 기부금을 쉽게 끌어올 수 있다”며 “하지만 그렇게 하면 빚을 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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