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수소탱크 폭발 책임자 법정 구속…"사고 막을 수 있었어"

입력 2020-10-30 20:46   수정 2020-10-30 20:48


지난해 8명의 사상자를 낸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공장 수소탱크 폭발사고의 책임을 물어 재판에 넘겨진 총괄 책임자 등 4명에게 금고형이 선고됐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2단독(이규형 부장판사)은 업무상과실폭발성물건파열, 업부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기소된 수전해 시스템 설계자 A 씨(79)와 버퍼탱크 시공·관리 책임자 B 씨(52)에게 각각 금고 2년과 금고 2년6개월을 30일 선고했다.

또 사업 총괄 책임자 C 씨(40)와 수전해 시스템 가동자 D 씨(28·여)에 대해서는 각각 금고 2년6개월과 금고 1년을 선고하고 D 씨에게 2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D 씨를 제외한 3명은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됨에 따라 이날 모두 법정 구속됐다. 다만 안전관리 책임을 담당한 강원테크노파트 담당자 3명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수전해 시스템에서 수소 내 산소를 제거하는 정제기를 포함한 도면을 설계하고도 업체로부터 정제기가 없다는 연락을 받은 뒤 임의로 정제기를 제거한 설계도면을 작성한 혐의로 기소됐다.

B 씨는 버퍼 탱크를 설치하면서 정전기 제거 설비를 하지 않았고, 안전을 위해 산소 제거기와 산소 측정기를 설치해야 하는데 이를 설치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사업 총괄 책임자인 C 씨는 수소 내 산소 수치가 3%로 위험하다는 보고를 받고도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채 1000시간의 실험 시간을 달성하려 무리하게 시스템을 가동하도록 한 혐의로, D 씨는 총괄 책임자 C 씨의 지시에 따라 1000시간 실험 시간 달성을 위해 수전해 시스템을 가동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버퍼탱크 시공·관리 책임자 B 씨는 수전해 시스템 안전을 위해 수소 내 산소를 측정하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자문을 몇 차례 받고도 미온적 태도를 보였고, 오히려 이를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떠넘기는 등 책임이 가장 중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 씨는 설계 단계에서 수소 내 산소를 제거하는 정제기를 포함한 도면을 삭제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면서 "만약 정제기를 설치했다면 최소한 산소가 누적되는 일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죄가 선고된 강원테크노파크 담당자 3명에 대해서는 "강원도는 비용 부담을 하지 않는 등 사실상 관여하지 않았고, 품질검사를 꼭 해야 할 책임이 없어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릉 수소폭발 사고는 지난해 5월23일 오후 6시22분께 강릉시 대전동 강릉과학산업단지 내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 1공장 외부에 설치된 수소탱크 4기가 폭발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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