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은 공장 내 설비에 사물인터넷(IoT) 시스템을 구축하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한다. 여러 설비가 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는 것이다. 외부에서 공장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것도 가능하다. 해커들에게는 공격을 위한 출입문이 여러 개 생겨난 셈이다. 공장 내부의 여러 서버를 각기 분리해 운영해온 기존에 비해 사이버 침해사고 우려가 커진 이유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사이버 공격이 늘어나 스마트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은 ‘비상 모드’다. 해커가 스마트공장에 설치된 하나의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심기만 하면 네트워크를 통해 모든 설비를 마비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해외에선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6월 일본 혼다는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아 미국 인도 브라질 등 전 세계 공장 11곳의 생산라인 시스템이 마비됐다. 비슷한 피해 사례가 국내에서도 속출하고 있지만 평판 훼손을 우려해 피해 기업들이 저마다 ‘입단속’에 들어갔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SK인포섹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사이버 공격 피해를 입은 곳 비중은 제조업이 22%로 가장 높았다.
사이버 공격을 우려한 기업들의 보안 솔루션 수요가 커지며 최근 안랩·시큐아이 등도 스마트공장 보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안랩은 포스코ICT와 공동으로 스마트팩토리 보안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달 업무협약을 맺고 시장을 함께 공략하기로 했다. 포스코ICT의 AI 기반 비정상 제어 명령 탐지 솔루션 ‘포쉴드’와 안랩의 ‘ICS 보안위협 탐지 전용 센서’를 결합한다. 시큐아이도 OT 보안 플랫폼을 서비스하고 있다. 내년께 자체 솔루션을 추가로 확보해 패키지 형태로 시장에 내놓는 것이 목표다.
정부 사업에 따라 보안 시장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일정 수준 이상의 스마트공장에는 보안시스템을 의무 구축하도록 했다. 전문기관과 업체의 보안관제 서비스를 기업에 제공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구축 기업의 10%까지 지원하는 게 목표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주요 대기업의 수요가 크지만 향후 중견·중소기업 시장도 커질 것으로 보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