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배 감독 "흥미진진한 도굴…코믹하지만 묵직한 엔딩 기대하세요"

입력 2020-11-02 16:49   수정 2020-11-03 00:33


문화재 도굴범들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오락영화 ‘도굴’이 4일 개봉한다. CJ ENM이 총제작비 110억원을 투입한 대작이다. 서울 강남 선릉에 묻힌 비밀스러운 문화재를 도굴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흙맛으로 보물을 찾아내는 강동구(이제훈 분), 고분벽화 도굴 전문가 존스박사(조우진), 삽질의 달인 삽다리(임원희), 고미술계 엘리트 큐레이터(신혜선) 등이 합세해 한탕(?)에 나선다. 도굴범 이야기가 영화로 제작된 건 처음이다. 연출자인 박정배 감독(44·사진)을 2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흥미진진한 도굴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한계를 뛰어넘는 배우들의 향연도 즐길 수 있고요. 처음에는 메시지보다 오락성에 치중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 문화재의 소중함과 서글픈 현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극중에는 문화재 밀반출 문제가 나온다. 일제강점기 때 성행한 도굴과 밀반출된 일본 ‘오구라 컬렉션’, 21세기 중국 지안에서 일어난 고구려벽화 도난사건도 삽입해 현재의 도굴 문제로 이어진다. 하이라이트는 선릉 도굴작업이다.

“강남 한복판에 있는 선릉을 도굴하는 에피소드는 가장 큰 재미 요소죠. 일상에서 접하는 곳에서 벌어지는 일이니까요. 사실 성종대왕을 안치한 선릉은 임진왜란 때 도굴당해 시신이 불태워진 곳입니다. 그후 성종대왕을 위로하기 위해 큰 보물을 넣은 것으로 상상해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부산 기장에 실제 왕릉의 80% 크기인 선릉 세트장을 짓고, 주변 환경을 서울 강남처럼 재현했다. 극중 도굴꾼들은 룸살롱을 통해 선릉으로 파들어간다. “비 오는 날 흙을 포클레인으로 도굴꾼들에게 쏟아내는 장면이 있어요. 흙이 덩어리가 지니까 맞으면 아프더군요. 배우를 보호하기 위해 가장 고운 입자의 흙을 구입한 뒤 망에 걸러서 사용했습니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테크닉보다 인물의 개성과 관계를 중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제훈은 원래의 묵직한 이미지를 빌려오되, 평소보다 가벼운 캐릭터로 포장했습니다. 능청스러우면서도 진지한 면모를 잃지 않도록 말이죠. 조우진은 가볍고 귀여운 인물로 내세웠죠.”

그는 특히 “이제훈은 한계를 뛰어넘은 배우”라고 칭찬했다. “팔근육이 너무 우람해 슈트가 잘 안 어울린다”고 얘기하자 한 달 만에 매끈하게 몸집을 줄여왔다고 한다.

“연출에 가장 신경 쓴 대목은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리드미컬하게 구성하는 것이었습니다. 신나고 경쾌한 작품이 되도록 말이죠. ‘지루하면 끝난다’고 보고 프리프로덕션에 엄청난 공력을 쏟았어요. 콘티 작업자는 역대 가장 많은 그림을 그렸다고 토로하더군요.”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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