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칼럼] 원자력이 그린뉴딜이다

입력 2020-11-02 17:42   수정 2020-11-03 00:17

최근 정부는 디지털·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생태계와 자연을 보전하는 것을 토대로 국가 발전 전략을 만드는 세계적 동향에 발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언제나 새로운 정책이 나오면 그렇듯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엇갈린다. 하지만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면 되는 만큼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그린 뉴딜 정책은 녹색산업 지원을 통해 관련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주요 에너지원을 화석연료에서 탈피하는 것이 중요한 방향이다.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대표적인 에너지원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원자력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그린 뉴딜 정책에서 신재생에너지만 있고 원자력은 없다. 그린 뉴딜 정책 성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 중 하나가 빠져 있는 것이다.

탈원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독일에서는 탈원전으로 여러 가지 부작용도 함께 겪고 있다. 유럽에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0)’ 수준까지 끌어내리겠다는 ‘유럽 그린 딜’ 정책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 화석연료 대신 원자력을 적극 사용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미국의 미래학자이자 에너지 전문가인 제러미 리프킨의 주장처럼 기후 온난화로 인한 지구생물의 멸종을 막기 위해 화석에너지로부터 재생에너지로의 대담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의 지형 등 물리적 환경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늘려도 발전량을 안정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는 어렵다. 해상풍력은 어장 파괴를 걱정하는 주민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해상풍력의 롤모델로 내세우는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는 연근해 어업이 발달하지 않아 한국과 같은 이해충돌 여지가 적다. 풍력이 발달한 영국은 바람의 세기나 계절별 편차 등에서 한국보다 유리하다. 미국이나 중국처럼 국토가 넓어 태양광과 풍력에 알맞은 입지를 골라 발전소를 세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린 뉴딜이 애초에 목표한 바를 충분히 달성하려면 정책과 관련된 여러 의견을 폭넓게 받아들이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이미 많은 재정 지출을 한 정부가 그린 뉴딜에까지 거액을 쏟아붓는 것은 부담이 있다. 그린 뉴딜 추진에서 원전을 배제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다. 원자력 발전은 시간당 1㎾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60원 정도가 든다. 이를 한국전력이 110원에 사들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당 1㎾마다 50원씩 이익이 발생한다. 원전을 통해 얻어진 이 같은 전력 판매 수익은 그린 뉴딜 정책 추진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 적자국채 발행 등 재정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친환경, 저탄소, 분산형 전력발전’이 글로벌 에너지시장의 추세다.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는 대립구도가 아니라 같은 무탄소 전력발전원으로 상호 보완적 관계다. 원전은 정부 그린 뉴딜 정책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우군인 것이다. 이미 세계 각지에 수출하거나 수출을 타진하고 있는 원전의 해외 진출 인프라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관련 설비 역시 수출할 수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역시 이 과정에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그린 뉴딜과 원전 등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접어두고, 기후변화 대응과 성장동력 확보라는 에너지산업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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