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公기관 모셔오자"…'핌피' 법안 봇물

입력 2020-11-03 17:04   수정 2020-11-04 02:43

여야 국회의원들이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앞두고 대응 법안 발의에 분주하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지난달 충남과 대전혁신도시 지정안을 의결하면서 2차 공공기관 이전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도권 공공기관의 비수도권 이전은 물론 비수도권에서의 이전 움직임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의원들은 지역구에 타 지역 공공기관을 유치하거나 지역 내 공공기관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핌피(PIMFY: please in my front yard)’ 법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혁신도시 부처 ‘쟁탈전’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유성갑)은 3일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비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을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 이전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이 통과되면 조 의원의 지역구인 대전에 있는 중소벤처기업부는 세종으로 이전할 수 없다. 정부대전청사에 입주한 지 22년째인 중기부는 지난달 청사를 세종으로 옮기기 위한 ‘이전 의향서’를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다. 다른 부처와의 협업과 소통을 위해서라는 이유였다. 조 의원은 “지나친 수도권 집중에 따른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조성한 만큼 이미 비수도권에 있는 부처들은 세종으로 이전할 필요가 없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밝혔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부산 중·영도)은 지난 2일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서울에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세종 이전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황보 의원은 법 발의 이유에 대해 “최근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원안위의 세종이나 대전 등으로 이전은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안위의 주요 규제 대상인 원자력발전소는 세종 등에 있지 않고, 관련 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원자력발전소·방폐장 인근 지역인 경주시로 이전했다”며 “원안위의 입지는 기관 운영 목적과 지역 주민의 원전에 대한 불안감 해소 등을 위해 원자력발전소 주변 지역으로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황보 의원은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원안위는 부산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준현 민주당 의원(세종을)은 지난 7월 세종 이전 제외 대상에서 여성가족부를 삭제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 개정안을 내놨다. 현행법은 정부 부처 중에서 외교부와 통일부 법무부 국방부 여가부 등 5개 부처를 세종 이전 대상 기관에서 제외하고 있다.
‘공기업 데려오기’ 경쟁도
정부 부처 외에 국책은행이나 공기업을 지역구에 유치하려는 법안도 나오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을)은 서울에 있는 기업은행 본점을 대구로 옮기는 내용의 중소기업은행법 개정안을 지난 8월 발의했다. 윤 의원은 “극심한 수도권 집중 현상 완화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기업은행의 본점 이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대구는 중소기업 비율이 99.95%에 달하고 신용보증기금 본점이 있어 기업은행이 이전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경북 김천)은 지난 9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혁신도시 공공기관끼리 통폐합하면서 기존 공공기관이 떠나게 된 혁신도시에 인센티브를 주는 법안이다. 타 지역으로 옮긴 공공기관의 지사를 통폐합당한 혁신도시에 설치토록 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이 같은 의원들의 입법 추진에 대해 반발 의견도 나온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 5월 ‘국책은행 지방이전 저지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대응 마련에 나섰다. 금융노조는 “국책은행 이전이 정치적 논리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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