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사진)이 최근 부동산 시장의 전세난과 관련해 "불편하더라도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3일 "오만하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김상조 "전세난, 불편해도 조금 기다려달라"
김상조 실장은 지난 2일 SBS 8뉴스에 출연해 "과거 전세 계약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릴 때 약 7개월의 과도기적 불안정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임대차 3법 등 급격한 시장 변화로 과도기가 길어질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전세 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라고 말했다.전세대책에 대한 질문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SH(서울주택도시공사) 등 공적 기관을 통해 전세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부동산 가격을 취임 초 수준으로 돌려놓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정부의 의지를 표현하는 원칙적인 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전국의 주택 가격을 한 방향으로 가져가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김상조 실장은 “미국 대선과 유럽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 부동산과 주식시장 향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완화할 수 있는지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희숙 "국민의 고통을 과도기적 문제로 절하"
윤희숙 의원은 이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부총리가 전세 시장 혼란이 길어져 송구하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이어 "시장 상황을 잘못 예측했다는 것을 인정한 부총리에 비해 국민의 고통을 그저 과도기적 문제로 절하해버리는 정책실장의 기술이 놀랍다"며 "20년 전의 극심했던 시장 혼란은 공직자들의 반면교사적 교훈이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가 주는 교훈을 내팽개친 태만과 독단을 사죄하기는커녕, 국민들에게 불편해도 기다리라니 나라의 녹을 먹는 공무원의 오만함"이라며 "정책실장 등 청와대 수석들의 권세가 아무리 하늘을 찔러도, 그들은 공식적으로 비서"라고 했다.
그는 또 "뒤에서 일해야 하는 비서가 TV에 출연해 정책 방향을 밝힌다는 것부터가 정상이라 보기 어렵다"며 "비서의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인가? 그렇다고 장관은 왜 있고 정부조직법은 왜 존재할까"라고 반문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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