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에 1억 쏜 초등생…아버지 "성착취 정황도 발견"

입력 2020-11-03 14:50   수정 2020-11-09 18:21


한 초등학생이 실시간 방송 애플리케이션 '하쿠나 라이브'를 통해 BJ에게 1억3000만원을 입금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초등생 아버지가 여전히 4000만원 가량을 환불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초등학생 A양(11)의 아버지 B씨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 일단 모든 걸 멈추고 사이버수사대로 찾아갔지만 (구글·카카오페이 등의) 처음 대답은 무조건 환불 불가였다"고 말했다.

이어 B씨는 "하쿠나는 이메일만 있어서 수십여 차례 이메일로 사정을 이야기했다"며 "하쿠나와 직접 상담은 못 했고 BJ들의 전화번호와 만날 수 있는 자리라도 마련해 달라고 요청을 해서 9월15일 줌 미팅을 통해 처음 목소리를 듣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B씨는 "한 명 빼고 나머지는 사정을 이해한다면서 환불해 주겠다고 했지만 4000만원 정도 후원받은 한 명은 본인도 소량의 피해를 보았기 때문에 환불이 어렵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B씨에 따르면 초등생 딸이 결제한 금액은 전세 보증금이다. A양은 뇌병변장애와 시각장애가 있는 어머니의 휴대전화에 연동돼 있던 카카오페이로 1억3000만원을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BJ 앱' 미성년자 성착취 정황까지…"약점 잡아 노예처럼 다뤄"
B씨는 BJ들이 고액 후원자들을 '프라이빗 방'에 초대해 노예로 삼는 경우가 있으며 이를 이용한 성착취 범죄가 일어날 정황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B씨는 먼저 초등생 딸이 자신이 좋아하는 BJ가 가장 많이 후원하는 사람을 '회장님'으로 대우해주는 것을 보고 자신도 BJ의 회장님이 되고 싶어서 돈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B씨는 "(딸이) 처음에 호기심으로 방송을 종류별로 보다가 친해진 BJ가 있었는데 가장 많이 후원하는 사람을 '회장님', 두 번째는 '부회장님', 세 번째는 '사장님'이라고 불러주고 대우를 해줬다더라. 또 후원한 사람 얼굴을 BJ 프로필에 게재해줬다고 들었다"라며 "(딸이) 자기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BJ의 '회장님'이 되고 싶었다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회장님, 사장님 정도가 아니라 프라이빗 방도 있다. 비밀번호를 걸어놓고 초청하고 싶은 사람만 초청을 해서 방송을 하기도 한다"라며 "어떤 목적을 가지고 '다이아몬드(후원)를 10개 줄 테니 노예 생활을 해달라' 등 요구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미성년자들은 쉽게 정체가 노출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그것을 약점으로 잡는 경우도 있었다"며 "(딸 아이가 들은 바에 의하면) 한 아이에게 화장실 바닥에 앉아 카메라를 비추라고 이야기를 했다더라. 성기인지는 모르겠으나 (정황상) 당연한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B씨는 "이후 카메라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서 아이가 이상한 것을 눈치채고 '나 이거 하기 싫다. 더 이상 나 노예 생활 하기 싫다 그만 두겠다'라고 말했지만 '누군지도 알고 위치가 어딘지도 아는데 부모님한테 다 얘기하고 밝히겠다'라는 식으로 위협을 가했다고 한다"고 했다.

B씨는 초등생 딸의 상태에 대해 "(사건 이후)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굉장히 친했던 오빠와도 아예 말도 안 하고 있다"며 "아이는 믿었던 사람들에 의해서 굉장한 상처를 받은 상태여서 사람에 대한 두려움, 외출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제가 아무리 설득을 해도 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호소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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