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이대생의 식탁 '닥터로빈', 배달로 제2의 승부수

입력 2020-11-04 11:59   수정 2020-11-04 14:25



"배달전문 매장과 간편식으로 재기하겠다."
2006년 귀뚜라미보일러그룹이 만든 이탈리안 레스토랑 '닥터로빈'의 최문경 상무(42)의 말이다.

닥터로빈은 무설탕, 무버터, 무MSG, 무튀김 등 4무(無)를 실천하는 식당으로 한때 인기를 누렸다. 2008년 문을 연 서울 이화여대점은 '소화가 잘 돼 속이 편안하고 살이 안찐다'는 입소문이 나 대기 시간이 1시간이 넘을 정도였다. 식재료는 국내산만 고집하고, 파스타 면과 오일은 이탈리아 최고급 제품만 들여오는 등 식자재에 아낌없이 투자한 결과였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몸집 불리기'에는 실패했다. 까다로운 식재료 원칙 때문에 가맹점을 많이 내지 못했다. 창업 15년째 매장 수는 17개.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매출도 지난해 대비 반토막났다.


닥터로빈이 재기를 위해 던진 승부수는 배달이다. 최근 서울 옥수점과 논현점을 새롭 출점했다. 홀테이블 없이 16㎡ 남짓 공간에서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배달전문 매장이다. 배달 앱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를 쓴다. 기존 매장에서도 배달을 했지만 배달에만 집중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닥터로빈은 올해 코로나19 탓에 배달 매출이 200% 급증하자 배달 전문 매장을 내기로 했다.

가정간편식(HMR) 시장에도 뛰어든다. 이르면 내년 초 닥터로빈의 인기 메뉴 '단호박스프'를 HMR로 내놓을 계획이다. 단호박스프는 창업 후 15년간 가장 잘 팔리는 1등 메뉴다. 냉동 제품으로 출시해 전자레인지로 간편하게 데워먹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대점을 개발한 주역으로 닥터로빈을 15년째 이끌고 있는 최 상무는 귀뚜라미보일러그룹 창업주 최진민 명예회장의 3녀다. 최 회장은 "등이 따수으면(보일러) 배도 불러야 한다(외식)"며 레스토랑 사업 진출을 독려했다. 당시 이화여대 대학원 석사과정을 밟고 있던 최 상무에게 창업을 지시했다.

최 상무는 매일 운전기사 없이 직접 차를 몰고 매장을 돈다. 그는 “이대점은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심 많은 여학생들이 교내 급식식당처럼 이용한다"고 소개했다. "오픈 초기엔 너무 손님이 몰려 밤새 주방 확장 공사에 매달리고 직원을 못 구해 몇 달 동안 계산 업무와 설거지까지 직접했던 매장"이라고 설명했다.

엄격한 식재료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최 상무는 “중국산 양파를 쓰면 국내산 대비 원가를 3분의 1 절감할 수 있지만 국내산만 고집하고 있다"며 "초등학생인 두 자녀도 매주 닥터로빈 메뉴를 먹일 정도로 건강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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