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아반떼가 만만해?

입력 2020-11-05 09:42   수정 2020-11-06 09:18


 -소형 SUV 열풍과 가격 낮춘 수입차 등장
 -현대차 아반떼, 첫차 이미지 사라져
 -업계, "기적적인 판매 하락 가능성 적어"

 현대자동차 아반떼는 불과 5년 전만 해도 연간 10만대씩 판매되는 베스트셀링카였다. 하지만 소형 SUV 등장으로 한 순간 뒷방살이로 전락했고 최근엔 가격을 낮춘 수입 세단까지 경쟁을 운운하며 비교 대상이 됐다. 지난 25년간 생애 첫 차에서 패밀리카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지만 어느새 기억에서 멀어지는 제품이 돼가는 중이다.  


 아반떼는 1995년 처음 등장해 25년간 단종 없이 명맥을 유지해 온 현대차의 대표 준중형 세단이다. 국내 법 체계에도 없는 '준중형'은 중형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한 마케팅 용어였지만 출시 초기에는 패밀리카로, 지금은 사회 초년생의 엔트리카로 절대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 북미 라인업 중 최다 판매를 기록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효자 차종이다. 그만큼 현대차에 있어 아반떼는 기준점인 셈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차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눈높이도 빠르게 바뀌었다. 대표적으로 SUV 유행과 대형차 선호 현상이다. 소형 SUV와 중형 세단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준중형 세단의 입지가 애매해진 셈이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아반떼는 전체 차종별 판매 순위에서 6위를 기록했다. 절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은 아니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하락세다. 2015년 10만422대를 달성한 이후 이듬해인 2016년 10만대 철옹성이 무너졌고 지난해는 6만2,104대까지 내려왔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는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수입차 공세까지 더해지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가 지난 15일 국내 선보인 엔트리 세단 제타는 국내 공개와 동시에 10%가 넘는 파격적인 할인 조건으로 2,300만원대라는 구입 가격을 형성했다. 그러자 아반떼를 고려하던 소비자들이 재빨리 제타 구매 문의로 돌렸고 일부 폭스바겐 전시장은 주문 예약으로 들끓었다. 아반떼 가격으로 독일산 수입 세단을 탈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사전 계약 다음날부터 빠르게 재고를 소진 중이다. 


 특히 폭스바겐은 2022년까지 소형 SUV 티록과 준중형 해치백 8세대 골프, 순수 전기차 ID.4 등 라인업을 재정비해 국산차 수준의 가격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른바 수입차 대중화에 본격 나서겠다는 전략인 만큼 점차 가격이 오르던 아반떼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아반떼가 예전의 명성을 회복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소형 SUV나 중형 세단에 비해 활용성이 떨어지고 같은 차급의 수입차가 높은 가성비를 내세우면서 경쟁력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국내에만 존재하는 애매한 준중형 세단이 경차 시장과 같은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25년 간 기틀을 다져온 아반떼의 저력도 주목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일례로 2010년대 초반 일본차 브랜드가 공격적으로 한국에 진출했을 때도 아반떼 위기설이 돌았지만 결과는 기우였다. 토요타 코롤라, 미쓰비시 랜서 등이 비슷한 가격을 갖추고 경쟁에 도전했지만 국내 안착에 실패한 것. 그만큼 아반떼는 한국 소비자들이 절대적으로 선호하는 편의 및 안전 품목을 통해 충성 소비자를 확보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더불어 법인 및 렌트 등 활용도가 많은 세그먼트라는 점도 아반떼의 존재감을 높인다.


 아반떼는 올해 상반기 7세대 신형 출시 이후 분위기 반전을 거듭하며 회복을 나타내고 있다. 10월까지 누적 판매대수는 7만1,886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0% 올랐고 국산차 판매 순위에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 국산 준중형 세단이라는 인지도와 높은 상품성이 롱런의 비결인 셈이다. 

 물론 신형으로 하락세를 막기는 했지만 아반떼를 오래 지속시키려면 빠르게 변하는 현재 상황을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떻게든 소형 SUV에 맞서 준중형 세단 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다. 당연히 쉽지 않은 일이지만 SUV와 달리 세단의 장점도 분명한 만큼 이 부분이 적극적으로 알려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25년이라는 세월의 저력은 분명 잠재돼 있을테니 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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