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 "한국 데이터센터 짓는다"…기업용 클라우드 시장 격전 예고

입력 2020-11-04 17:04   수정 2020-11-05 01:34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 SAP가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세운다. 내년 2분기 설립을 완료하는 게 목표다. 민감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꺼리는 국내 기업의 수요에 대응한다는 취지다. 국내외 클라우드 기업이 잇따라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용량을 확대하는 가운데 SAP까지 설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클라우드 시장 경쟁이 한층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핵심 업무도 클라우드에서”
SAP코리아는 자사 인메모리 데이터 분석 솔루션 ‘SAP HANA’ 공개 10주년을 맞아 4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SAP코리아는 우선 SAP 클라우드 플랫폼, SAP 분석 클라우드, SAP HANA 클라우드 솔루션을 국내 데이터센터를 통해 국내 기업에 제공한다. 이후 각종 클라우드 솔루션을 ‘앱 장터’와 같은 형태로 제공하는 SAP 비즈니스 테크놀로지 플랫폼(BTP)까지 국내 데이터센터로 서비스한다. SAP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클라우드 인프라서비스(IaaS) 사업자가 지어 놓은 물리적 데이터센터 위에 자체 시스템을 얹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SAP의 핵심 사업은 클라우드 기반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이다. 전 세계 고객사는 약 45만 곳에 달한다. 한국에는 1995년 진출해 고객사를 꾸준히 늘려왔다. SAP HANA 출시 이후 국내 사업 규모는 더 커졌다. SAP HANA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하는 솔루션이다.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사진)는 “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SAP의 제품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SAP는 그동안 별도의 데이터센터 없이 국내 사업을 해왔다. SAP의 소프트웨어서비스(SaaS)를 이용하는 기업은 일본의 데이터센터를 통해야만 했다. 이번 데이터센터 설립은 국내 고객사들이 핵심 업무에까지 자사 클라우드 솔루션을 적용하도록 하기 위한 포석이다. 그동안 해외 서버로 데이터를 반출하길 꺼린 SAP 고객사들의 경우 중요 데이터 처리는 클라우드가 아니라 자체 서버에서 하는 경우가 많았다.

SAP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데이터 설립으로 고객사에 클라우드 전환을 설득하기 쉬워졌다”며 “핵심 산업 기밀과 국민 주요 정보를 국내에 두길 원하는 정부의 요구사항도 충족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국내 시장 규모 급속도로 커져
SAP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국내 IaaS, 플랫폼서비스(PaaS), SaaS 매출을 합한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2018년 9731억원에서 지난해 1조3010억원으로 33.7%가량 뛰었다. 업계에선 올 들어 증가세가 더 가팔라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에 나선 국내 기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른 국내외 클라우드 기업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강원 춘천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네이버는 2022년까지 세종에 제2데이터센터를 세운다는 목표다. 카카오는 경기 안산에 2023년까지 첫 데이터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클라우드 수요가 늘어나면서 AWS는 서울 데이터센터의 가용 용량을 최근 확장했다. 서울과 부산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부산에 추가로 데이터센터를 짓기 시작했다.

최한종/김주완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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