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디아 드라이버·미우라 아이언·커스텀 메이드 그립…성능·감성·손맛까지 고려

입력 2020-11-05 17:00   수정 2020-11-06 02:01


경기 성남의 판교골프피팅은 ‘럭셔리 골프클럽 마니아’들 사이에서 성지로 불린다. 국내 최초의 프리미엄 골프클럽 편집매장인 이곳에는 ‘조디아(Zodia)’ ‘장 밥(Jean Baptist)’ 등 웬만한 구력의 골퍼들에게도 낯선 이름의 클럽이 빼곡하다. 한정희 판교골프피팅 부장은 “BMW 차량으로 치면 ‘M’ 시리즈, 벤츠로 치면 ‘AMG’ 정도 되는 클럽을 다루는 곳이 우리 매장”이라고 했다.

요즘 ‘골프 덕후’들은 어떤 클럽을 선호할까. 최근 판교골프피팅에서 판매한 가장 비싼 아이언인 조디아의 하프 크로코(Half Croco)는 한 세트(7개)가 2310만원에 팔렸다. 샤프트와 그립을 제외한 헤드 7개에만 붙은 가격표. 이곳에서 판매 중인 가장 비싼 아이언인 조디아 풀 크로코(Full Croco) 모델은 헤드 가격만 4620만원(7개)에 달한다.

웨지는 조디아나 일본에서 만드는 미국 브랜드 세븐(Seven), 자루당 140만원인 PXG의 슈가대디 등이 인기다.

럭셔리 골프클럽, 이른바 ‘하이엔드 브랜드 클럽’의 고객층은 확고하다. 돈에 구애받지 않고(돈이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남들과는 다른 클럽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강한 골퍼들이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연예인, 고액 자산가인 자영업자들이 주 고객이지만, 30~40대 회사원도 꽤 된다. 요즘 부동산과 주식이 터지면서 연령층이 다양해진 것이다. 한 부장은 “미국 사람들은 ‘성능’, 일본 사람들은 ‘감성’에 지갑을 연다”며 “성능과 감성에 ‘손맛’까지 고려하는 한국 골퍼들이 가장 만족시키기 어려운 고객”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조디아는 악어가죽 모양이 헤드에 그려져 있는 ‘카이맨’ 브랜드가 잘 팔린다. 최소 200만원부터 시작하는 장 밥 드라이버는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얽힌 스토리가 있는 미우라 아이언은 ‘시리어스 골퍼’들에게 인기. 헤드 가격만 개당 평균 40만원. 웨지와 샤프트를 추가하면 50만원이 넘지만 없어서 못 판다.


신근수 판교골프피팅 대표는 “미우라는 아직도 ‘꼰대’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예전 스타일을 고수하며 만들어 수요에 비해 생산 수량이 많지 않은 편”이라며 “하지만 그런 희소성이 미우라가 더 오래가는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소규모 철공소가 많고 연철 가공 기술이 뛰어난 일본에 유독 하이엔드 브랜드가 몰려 있다”며 “일본인들 특유의 장인정신도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 같다”고 했다.

고가의 클럽들인 만큼 샤프트와 그립은 당연히 ‘커스텀 메이드’다. 최근에는 샤프트와 헤드를 잇는 플라스틱 부분인 ‘페럴(ferrule)’까지 직접 골라 끼는 추세다. 1㎝가 조금 넘는 플라스틱이지만 오카무라사의 페럴처럼 5만원을 넘는 고가 제품에도 소비자들은 지갑을 연다.

‘핫템’ 찾기 전쟁은 퍼터라고 다르지 않다. 주말골퍼에겐 이름도 생소한 미국의 ‘베티나르디’는 입고하는 순간 예약 손님에게 건네지고, 300만원이 넘는 PXG의 ‘디마스커스 머스탱 퍼터’는 초기 입고분 200개가 들어오자마자 동이 났다.

신 대표는 “베티나르디 퍼터는 300만원 중반대 가격에도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라며 “ ‘한정판’ 개념으로 다른 디자인의 클럽 5~6개씩 들어온다. ‘나만 가질 수 있는 퍼터’라는 이미지가 강해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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