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떡볶이·라면·삼겹살…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한식 이야기

입력 2020-11-05 17:39   수정 2020-11-06 03:24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랙핑크 등 K팝이 세계에 알려지기 전, 지구촌에 먼저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게 김치와 불고기 같은 K푸드다. 이젠 어느 나라에 가도 한국 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음식인문학자’로 잘 알려진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민속학 교수는 신간 《백년식사》에서 1876년부터 2020년까지 144년간 이어진 한식의 근현대사를 정리했다. 이를 통해 한식이 어떻게 다양한 세계문화를 만나 뒤섞이며 변화했는지 소개한다.

저자는 개항·식민지·전쟁·냉전·압축성장·세계화 등 6개 주제어로 한식의 변천사를 설명한다. 제26대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딸 앨리스가 대한제국을 방문했을 때 고종이 마련한 서양식 오찬 메뉴를 통해 열강들에 둘러싸인 위기를 읽는다. 일제강점기 땐 ‘장유’라 불리는 일본식 공장제 간장과 화학조미료 아지노모토 등이 식탁을 장악했다. 반대로 조선의 불고기와 명란젓이 일본에서 야키니쿠, 멘타이코로 불리며 인기를 얻었다.

6·25전쟁 후 유엔과 미국 등에서 구호품으로 보낸 밀가루가 늘어나자 국수, 수제비, 풀빵 같은 각종 분식이 등장했다. 밀가루와 메밀가루를 섞은 인공곡물 면미(麵米)가 배급됐다.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한 분식 장려는 한국식 라면과 막걸리, 희석식 소주, 치킨 등을 탄생시킨 배경이 됐다.

압축성장과 세계화 과정에선 일본식 공장제 식품가공을 모방하면서 인스턴트 식품 시장이 급격히 커졌다. 1970년대부터 즐기기 시작한 활어회, 1980년대부터 유행한 삼겹살 구이, 1990년대 문을 연 패스트푸드점 등 익숙한 음식들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가 쏟아진다.

저자는 “음식의 기원과 변화의 모습을 살피는 것은 미래를 헤아려보고 준비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단순히 ‘우리 전통음식이 최고’를 외칠 게 아니라 한국 음식의 역사를 제대로 들여다봐야만 앞으로 한국 식탁에 들이닥칠 여러 변화에도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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