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대선 혼란 장기화 조짐…긴장의 끈 놔선 안 된다

입력 2020-11-05 17:41   수정 2020-11-06 09:04

미국 대통령 선거는 끝났지만, 승자가 누구인지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전체적인 판세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쪽으로 기운 모습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이 재검표 및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하는 등 선거 결과에 불복할 움직임을 보여 아직 결과를 예단하긴 이르다. 자칫 꽤 오랜 기간 차기 대통령이 정해지지 못할 수도 있다.

초강대국인 미국의 혼란은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미친다. 안보와 외교, 경제 거의 전 분야에 걸쳐 미국과 깊은 관계를 맺은 한국에 특히 그렇다. 한층 복잡해진 변수를 고려해 어떻게 대응할지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때다.

우선 주식·외환 등 금융시장 영향부터 면밀히 살펴야 한다. 대선 결과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미국과 한국 증시가 모두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앞으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 언제 분위기가 돌변할지 알 수 없다. 2000년 당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재검표 여부로 공방을 벌일 때 35일간 S&P500 지수가 8.4%, 나스닥은 22.3%나 빠졌던 선례도 있다. 환율 움직임에도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안보 상황도 꼼꼼하게 짚어 봐야 한다. 직접적인 위협인 북한은 변한 것이 없다. 오히려 미국이 혼란한 상황을 이용해 테스트용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 북한 민간인이 휴전선 철책을 넘었음에도 10시간 넘게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던 해이한 군 기강을 드러낸 점은 우려를 더욱 키운다.

상황이 엄중하지만 국내 일각에선 증세, 재정 확대, 친환경 정책 등의 공약을 내건 바이든의 집권이 한국에 유리할 것이란 막연한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하지만 바이든이든 트럼프든 모두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현실 정치인이란 점에선 차이가 없다. 오히려 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이 한국에 ‘반중(反中) 전선에 적극 참여하라’는 압박을 노골화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수출경쟁력 강화를 공약으로 내건 만큼 어떤 형태로든 보호무역을 강화할 소지도 있다. 카터·클린턴·오바마 등 역대 민주당 정권의 안보·통상 정책이 한국에 우호적이지 않았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미국에서 240여 년에 걸쳐 민주주의가 정착되는 과정은 결코 평탄치 않았다. 인종과 계층, 지역이 얽힌 수많은 갈등과 우여곡절을 겪으며 통합의 길을 터왔다. 전례 없는 대립과 충돌로 실망을 던져준 오늘의 미국도 조만간 수습하고 해법을 찾을 것이다. 미국의 대선 결과를 놓고 성급한 ‘흥분’도 ‘냉소’도 금물이다. 냉정하게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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