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겼지만 의회는 패배…"유권자, 민주 左클릭에 등 돌려"

입력 2020-11-06 17:15   수정 2021-02-04 00:02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국정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당초 점쳐졌던 민주당의 상원 장악이 물 건너가는 분위기인 데다 하원에서도 의석수가 현재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서다. 미 언론들은 의회 선거에서 민주당의 부진에 대해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중도 대신 급진적인 좌파에 영합하며 좌클릭 행보를 한 것이 주된 이유”라고 분석했다.

바이든만 이긴 선거
지난 3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하원 선거 직후 민주당은 현재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을 되찾고 하원에서도 압도적인 과반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개표가 진행될수록 이런 예상은 빗나가고 있다.

100석 중 35석을 새로 뽑은 상원의 경우 출구조사에서 민주당은 49석을 확보하며 경합인 5석을 제외하고 공화당(46석)을 이길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5일 오후 9시(현지시간) 기준 상원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친민주당 성향 무소속 2명 포함)은 각각 48석을 확보했다. 개표가 끝나지 않은 곳까지 감안하면 공화당이 과반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미 언론들은 내다보고 있다.


민주당이 압도적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 하원에서도 의석수가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기준으로 민주당이 확보한 의석은 208석이며, 공화당은 193석이다. 현재 하원 구도는 민주 232석, 공화 198석이다. 1991년 이후 미네소타 지역을 대표해온 콜린 피터슨 하원 농업위원장을 포함해 최소 6명의 민주당 현역 의원의 낙선이 확정됐다. 플로리다, 뉴멕시코, 오클라호마,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민주당의 패배가 이어졌다.
“미국인은 사회주의를 거부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블룸버그 등 미 언론은 낸시 펠로시 미 연방 하원의장이 이끄는 민주당의 과격한 노선을 주된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4일 하원을 찾아 국정 연설을 할 때 펠로시 의장은 카메라 앞에서 그의 연설문을 찢는 행동을 했다. 6월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일자 남부연합 지도자 11명의 동상을 의사당에서 철거하라는 급진파의 주장에 동조했다. 펠로시 의원 측근은 블룸버그에 “민주당이 경찰 해산 등을 주장하는 세력을 포용하고 당이 ‘사회주의자’로 불릴 정도로 이념 이동을 한 게 폐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선거 출구 조사에서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했던 히스패닉계의 표심 이탈 현상도 나타났다. 히스패닉 남성의 경우 공화당을 찍었다고 답한 비율이 35%로 4년 전(28%)보다 높아졌다. 쿠바 베네수엘라 등에서 사회주의를 피해 넘어온 이민자들이 공화당으로 일부 갈아탔다는 얘기다.

선거 결과가 나오자 케빈 매카시 미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전역에 걸쳐 각 지역의 미국인들이 사회주의를 거부하고 자유에 투표했다”며 “낸시 펠로시는 새겨들어야 한다”고 적었다.
“상원 결과 덕분에 주가 급등”
6일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42.52포인트(1.95%) 오른 28,390.18에 거래를 마쳤고, S&P500과 나스닥지수도 각각 1.95%, 2.59% 뛰었다.

미국 대선 결과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지난 4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주가가 뛴 것에 대해 공화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WSJ는 “(상원과 하원이) 분할된 의회로 법인세 인상 가능성이 줄어들자 투자자들이 환호했다”며 “공화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에 대한 민주당의 야망을 물리칠 만큼 충분한 의석을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바이든 후보와 민주당은 법인세 인상과 기술기업 등에 대한 규제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입법이 수반돼야 하는 이 공약들이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선 통과하기 어려워질 것이란 투자자들이 판단이 있었다는 얘기다.

브라이언 레빗 인베스코 글로벌 시장전략가는 “높은 세금이나 건강보험 확대에 대한 우려는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김재후 특파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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