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가 마무리되자 국내 증시가 2400선을 돌파했다. 내년에는 코스피지수가 백두산(2744m) 정상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겠지만, 새로운 성장주인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의 약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각 증권사가 내놓은 내년 투자 전략에는 이 같은 전망이 담겨 있다.
각국 정부는 바이오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도 재정 지출 부담을 줄여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를 위해 약가를 인하해야 하고, 이는 바이오시밀러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CMO와 바이오시밀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이 높은 경쟁력을 가진 분야다.
코로나19를 계기로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정보기술(IT)산업의 성장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반도체 기업부터 인터넷 플랫폼 기업, 콘텐츠 기업을 모두 포함한다. 과거의 IT 버블 때와 다른 점은 지금의 주도주는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계속되는 성장을 전망하는 근거다.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이 당선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도 빼놓을 수 없는 관심 분야가 됐다. 이 시장을 이끄는 것은 미국 정부뿐만이 아니다. 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팀장은 “내년 유럽과 중국의 부양정책은 기후변화 대응과 맞물려 진행될 것”이라며 “2030년까지 세계적으로 6500만 개의 기후변화 대응 관련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중에서 어떤 종목을 골라야 할까. 메리츠증권은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을 고르라고 조언했다. 내년 미·중 갈등은 무역 분쟁을 넘어 기술 분쟁의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은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전기차 부문에서 두루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 2위를, 배터리는 LG화학과 삼성SDI가 각각 1,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의약품 위탁생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 능력 기준으로 1위, 전기차는 현대·기아차가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쟁국 산업을 견제하는 기술 분쟁이 본격화하면 반사이익을 누리며 급성장하는 국가가 생기게 된다”며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한국 반도체산업이 성장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친환경 정책으로 수혜를 볼 만한 종목도 포트폴리오에서 빠뜨릴 수 없다. 한화솔루션, 한국가스공사, 두산퓨얼셀 등이다. 신재생에너지산업이 성장하려면 에너지저장장치(ESS)산업이 함께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들쑥날쑥해 에너지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글로벌 ESS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삼성SDI의 수혜도 예상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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