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신은 해고야' 백악관 앞 수천명 환호

입력 2020-11-08 17:40   수정 2020-11-16 15:17

한쪽에선 열광적인 환호가, 다른 쪽에선 거친 항의가 빗발쳤다. 7일(현지시간) 박빙 승부가 닷새째 이어진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고 당선됐다는 소식이 나오자 미 전역에서 각 후보 지지자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이날 백악관 앞은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를 기념하는 수천 명의 인파로 들썩였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샴페인을 터뜨리고, 미국 성조기를 휘두르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이번 대선에 투표한 워싱턴DC 유권자 93.3%는 바이든 당선인을 지지했다. 트럼프에 투표한 사람은 5.2%에 불과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 광장 앞 철제 울타리엔 ‘당신은 해고야’라고 적힌 대형 포스터가 내걸렸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명세를 탄 TV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서 즐겨 쓴 말이다. 트럼프가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임을 비꼬는 ‘임차인 나가세요’ ‘퇴거 통보’ 등을 쓴 손팻말도 등장했다. 이들 인파는 트럼프가 탄 차량 행렬이 나타나자 주변에서 ‘패배자’라고 소리치며 야유하기도 했다.

이날 뉴욕 타임스스퀘어에도 바이든 당선인 지지자들이 몰려 축제 분위기를 냈다. 일부는 ‘바이든-해리스’ 등 지지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차량에 탄 이들은 리듬에 맞춰 경적을 누르며 축하에 동참했다.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애틀랜타 등 다른 대도시에서도 바이든 지지자들의 축하 행렬이 이어졌다.

반면 미 전역에 걸쳐 각 주(州) 의사당 근처에선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선거 부정을 주장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바이든 당선인이 막판 역전한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와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 등에선 트럼프 지지자들이 ‘도둑질을 멈춰라’ ‘선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구호를 외치며 재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랜 공화당 텃밭으로 아직 개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조지아주에선 트럼프 지지자 1000여 명이 애틀랜타에 있는 조지아주 의사당 근처에 모여 ‘바이든을 감옥에 보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일부 지지자는 총기를 들고 시위에 나왔다. 오리건주 살렘에선 돌격식 소총으로 무장한 극우 성향 단체 ‘프라우드보이즈’ 회원들을 비롯해 300여 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텍사스 오스틴, 애리조나 피닉스,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등에서도 트럼프 지지 집회가 열렸다. 일부 지역에선 바이든 지지자들과 트럼프 지지자들이 대치 상태 중 서로 충돌해 무장경찰이 투입되기도 했다. WP는 “미국 각지에서 나타난 친(親)트럼프, 반(反)트럼프 시위대는 현재 미국의 극심한 정치적 분열 상태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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