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은 월성원전 죽이기로 작정했다"…대학가에 붙은 대자보

입력 2020-11-09 15:14   수정 2020-11-09 15:23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전국 대학가에 붙었다.

9일 녹색원자력학생연대는 서울대·KAIST·연세대·고려대 등 전국 107개 대학교에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대자보를 붙인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서울대·한양대·포스텍·KAIST 등 전국 18개 대학의 원자력 관련 전공 학생들을 주축으로 이뤄졌다. 지금까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촉구하는 1인 시위, 길거리 서명운동, 온라인 홍보 등 원자력 살리기 운동을 해왔다.

학생연대는 대자보에서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을 ‘현 정부의 월성 원전 기획 살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자보를 통해 “청와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월성 원전을 죽이기로 작정하고 원전 평가 보고서를 조작했다”며 “평가 보고서 조작은 처음부터 정해진 권력형 비리”라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산업부 공무원들이 감사를 앞둔 지난해 12월 1일 밤 정부세종청사에 숨어 들어가 컴퓨터에서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444건을 몰래 삭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감사원은 자료 삭제 등 증거를 인멸한 공무원들을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학생연대는 “혈세 수조원이 투입된 원전 평가가 고작 공무원 두 사람 손에 의해 조작됐겠느냐”며 “지시는 청와대와 장관이 하고 징계는 공무원이 받게 됐다”고 했다.

조재완 녹색원자력학생연대 대표(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박사과정)는 “청와대와 산업부가 개입을 해 경제성을 인위적으로 낮췄다는 것은 곧 원전이 경제성이 있다는 반증”이라며 “원자력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우리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는 의미이므로 탈원전 정책은 철폐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진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감사원의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등 관련 고위관계자들에 대한 처벌은 재취업을 금지하는 등 경미한 수준에 그쳤다. 감사 과정에서 문서 444건 등을 삭제한 관련 공무원 두 명에게만 징계를 요구했다. 그는 "원자력 학계 내부에서는 약한 처벌에 아쉬움이 많다"며 "일부 학생들은 개입이 밝혀졌는데도 너무 처벌이 약하지 않느냐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검찰은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제성 평가와 관련해 수사에 나섰다. 대전지검 형사5부(이상현 부장검사)는 지난 6일과 7일 이틀에 걸쳐 세종 산업부 청사와 경북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대구 한국가스공사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의 고발에 따른 것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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