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복 고집에 가족마저 '두 쪽'…펜스 부통령도 거리두기

입력 2020-11-09 17:32   수정 2021-02-07 00:0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불복을 선언한 가운데 친정인 공화당뿐만 아니라 가족 안에서도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에 이어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선거 결과에 승복하라고 충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펜스 부통령마저 거리두기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유타)은 8일(현지시간) CNN에 출연해 ‘광범위한 선거 부정이 있었다’는 트럼프 주장에 대해 “지금 단계에선 그런 증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트럼프와 앙숙 관계인 그는 “세계는 우아한 출발을 지켜보고 싶겠지만 그 사람 본성과는 다른 얘기”라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인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도 “트럼프가 결국 옳은 일을 하기를 바란다”며 승복을 촉구했다.

공화당 소속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역시 이날 성명에서 “대선은 공정했고 결과는 분명하다”며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했다. 그는 “바이든은 좋은 사람”이라며 “그는 미국을 이끌고 통합할 기회를 얻었다”고 했다.

반면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모든 합법적 투표 결과가 집계되고 법적 문제가 정리돼야 한다”며 “그런 후에야 누가 이겼는지 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의 크리스티 노엠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도 “불법 행위를 목격한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별도 기자회견에서 “법원이 선거를 무효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불복으로 공화당이 심각한 분열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의 1인자로 통하는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의 입장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트위터에 “모든 합법적 표는 개표돼야 한다. 양쪽 모두 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쓴 뒤 침묵해 왔다. 매코널과 바이든은 30년 넘게 상원 등 정치권에서 인연을 맺어온 사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2024년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트럼프와 거리두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아내·사위와 아들 간 내분
트럼프 가족 내분도 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멜라니아와 쿠슈너는 트럼프에게 패배를 인정하라고 조언했다. 멜라니아는 이날 트위터에 “불법이 아닌, 모든 합법적 표가 집계돼야 한다”고 썼지만 막후에서 ‘우아한 퇴장’을 설득하고 있다는 것이다. 쿠슈너 역시 트럼프를 접촉해 수용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끝까지 싸울 것을 주장하는 장남 도널드 주니어 및 차남 에릭과 상반된 입장이다. 도널드 주니어는 “선거 사기를 수사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데일리메일 등 영국 언론들은 트럼프의 전 측근들 입을 빌려 멜라니아가 이혼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멜라니아 지인인 스테파니 울코프는 “멜라니아 여사가 자기가 낳은 배런이 트럼프 재산을 균등하게 배분받을 수 있도록 협상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와 멜라니아의 불화설은 과거에도 수차례 불거졌다.

트럼프는 공개 행보를 자제하고 있다. 이날 오전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자신 소유의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을 이틀째 찾았고, 9일에도 공개 행사를 잡지 않았다. 일각에선 트럼프가 불복 지속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결국 대규모 소송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는 이날도 트위터에 “언제부터 ‘절름발이 매체’들이 차기 대통령을 결정했느냐”며 언론을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측근을 인용해 “트럼프 진영에서도 선거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트럼프는 승복 계획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트럼프는 선거 불복 절차와 관련해 9일부터 대규모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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