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갈등 증폭…신영증권 "미 증시 조만간 큰 폭 조정 가능성"

입력 2020-11-09 10:00   수정 2021-02-03 00:03


미국 대통령선거 이전까지만 해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당선-공화당 상원 다수당 유지'는 가장 나쁜 조합으로 여겨졌습니다. 공화당이 상원을 통해 적극적 재정정책을 펼치려는 민주당을 가로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우려한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났지만 시장은 오히려 이를 호재로 읽고 있습니다. 바이든 민주당 당선자는 기본적으로 재정지출을 확대할 것이고, 공화당의 상원 지배 유지는 민주당이 추진한 법인세 인상과 대형 기술주 규제를 어렵할 것이라는 근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 분석이라고 지적합니다. 시장이 어떻게든 호재를 찾고 싶어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합니다.

투자자들은 바이든 시대에 맞춰 자산관리 전략을 수정해야할 때입니다. 신영증권 자산전략팀은 9일 바이든 시대가 주식시장, 채권·외환시장, 원자재 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이를 자세히 전합니다.

(1) 주식시장



신영증권은 바이든 시대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중립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공격적 재정 정책에 대한 기대는 줄었지만 법인세 증세와 기술주 규제 우려는 감소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김학균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이 조만간 큰 폭의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불복 의사를 밝히고 있고, 상원 내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치갈등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정치적 리스크가 커지는 국면에서는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받았다는 게 김 센터장의 지적입니다 .

2008년 8~9월 사이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고 구제금융법안이 하원에서 부결됐을 당시 S&P500지수가 30% 넘게 빠졌던 사례, 2011년 7월 국가부채한도 증액 협상 결렬 이후 큰 조정을 받았던 사례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2) 채권시장




채권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선언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당분간 박스권 내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대선 직후 단기 강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조정을 받을 수 있단 얘기입니다.

2016년 트럼프 당선 때처럼 채권시장이 긴축발작(tantrum)을 보일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습니다. 당시 재정정책 확대와 감세, 인프라투자 부각되며 트럼프가 당선된 해에만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77bp(1pb=0.01%포인트)가 올랐습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금리의 민감도는 낮아질 전망"이라며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016년 75~80% 민감도를 보였지만 이번에는 40~50% 수준을 예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신임 재무장관 후보로 유력한 라엘 브레이너드 미 중앙은행(Fed) 이사는 중도성향입니다. 공화당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상원이나 중국과도 협력이 가능한 인물로 평가됩니다.

(3) 외환시장



바이든 시대에 달러는 중장기적으로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쌍둥이 적자(재정수지, 경상수지)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고질적인 경상수지 적자를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재정 지출 확대로 재정수지 적자도 대폭 확대됐습니다. 공화당의 상원 지배로 추가 부양책 규모가 줄어들긴 했지만, 민주당이 추진해온 증세 가능성도 함께 낮아진 상황입니다.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에 비해 신흥국에 좀 더 우호적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 우선주의와 미중 무역분쟁 등 달러화 강세를 유발하는 정책을 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은 자유무역 옹호, 다자주의 외교정책 등을 추진할 전망입니다. 이는 신흥국에게 좀 더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달러화가 신흥통화 대비 약세를 보일 수 있는 이유입니다.

원화는 중국 위안화에 연동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위안화는 달러 대비 추가로 강세를 보이다가 이후 박스권 내 등락을 보일 것으로 신영증권은 내다봤습니다. 금리차이와 경기 흐름 등을 반영하면서 달러당 6.3~6.7위안 사이를 오갈 것이란 관측입니다. 원화는 국내 수출과 글로벌 교역량이 회복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원화 강세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4) 원자재(유가) 시장



바이든 후보는 친환경 에너지 중심의 인프라 개발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향후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 감소폭이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바이든 후보가 추진할 수 있는 주요 정책들로는 원유·가스 공급 능력 축소(셰일가스 업체에 대한 정부 지원 중단 등)와 기후변화 대응 정책 등이 꼽힙니다.

단기적으로는 공급 감소로 인한 유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발 수요 부진과 여전히 높은 글로벌 원유 재고를 고려할 때 큰 틀에서의 유가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5) 펀드시장



바이든 시대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가 더 각광받을 전망입니다. 글로벌 ESG 펀드에는 올해 상반기에만 1168억달러가 유입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ESG 시장으로의 자금 순유입세는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수혜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바이든은 2035년까지 환경 및 클린에너지 산업에 2조달러 투자 계획을 공약했습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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