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바이든 대북정책 오바마式 '전략적 인내' 아닐 것"

입력 2020-11-09 10:45   수정 2020-11-09 10:47

미국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전략적 인내’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해도 트럼프 행정부의 성과를 바탕으로 대북(對北)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본다는 정부 입장도 밝혔다.

강 장관은 지난 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의 6·25전쟁 참전 기념공원을 찾아 헌화한 뒤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강 장관은 “바이든 쪽 여러 인사가 공개적으로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그때의 전략적 인내로 돌아간다는 것은 아닐 것 같다”며 “지난 3년간 경과나 성과를 바탕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상관없이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의 연속성이 어느 정도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정부도 미·북 관계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바이든 당선인 측 인사와의 접촉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강 장관은 “온 기회에 미국의 정국이 그런 방향이어서 대사관에서도 많이 준비한 것 같다”며 “만난다 해도 그쪽에서 조심스러운 면이 있어 공개적으로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바이든 당선인 측과의 협력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당선을 축하해준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조심스레 했던 부분에서도 앞으로는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미·북 관계를 바라보는 강 장관의 인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은 줄곧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달 22일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같은 폭력배와 어울리는 동안 북한은 이전보다 훨씬 더 쉽게 미국 영토에 도달할 수 있는 발전된 미사일을 보유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톱다운’ 방식의 외교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세 차례 회담이 오히려 북한 비핵화 협상을 악화시켰다고 본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드러냈다. 강 장관은 바이든 당선인의 ‘톱다운’ 외교 가능성과 미국 내 종전선언 논의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상황이 이렇다저렇다 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강 장관은 현지시간 9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전날 바이든의 당선이 확정돼 부적절한 시기에 방미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굉장히 민감한 시기에 왔지만 폼페이오 장관과는 늘 소통해왔다”며 “폼페이오 장관은 내년 1월 20일까지는 저의 상대역”이라고 말했다. 내년 1월 20일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일이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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