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교육이 미래다"…돈 쏟아붓는 美·中과 경쟁하려면 투자 늘려야

입력 2020-11-10 17:35   수정 2020-11-11 08:30


지난해 서울 구로 세종과학고에서는 급식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기발한 발명품이 나왔다. 잔반통 주변에 카메라를 달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 잔반을 버리는 학생의 얼굴을 인식해 어떤 학생이 얼마만큼의 잔반을 버리는지 추적해내는 시스템이다.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개발한 이 발명품은 이 학교 프로젝트 수업의 일부였다.

AI가 교실과 대학 강의실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 교육기관들은 ‘AI대학원’을 대폭 늘리고, 고교과정부터 AI 기초과목을 가르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을 비롯한 선진국이 AI 교육에 수천억원을 투자하면서 한국도 AI 경쟁력을 위한 ‘통 큰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I대학원 높은 인기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에 따르면 2022년까지 국내에서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AI 인재는 학사, 석·박사급을 모두 합해 9980명이 넘는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AI 국가전략’에서 2030년까지 AI 인재 양성 규모를 연간 1만 명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 첫 단추가 AI대학원이다.


올해 신설된 연세대 AI대학원은 2학기 신입생 경쟁률이 9 대 1을 넘길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에서의 인턴십 기회를 제공한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면서 학생들이 몰려든 것이다. 이 같은 AI대학원은 올해 12개까지 늘어났다. 연간 40~50명의 학생을 뽑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500명 이상의 석·박사 인재가 매년 배출되는 셈이다. 조성배 연세대 AI대학원장은 “인문사회계열 학생도 받아들여 AI 융합인재를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AI 창업트랙을 운영하는 등 스타트업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핵심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기 위한 사업도 영재학교, 특성화고를 가리지 않고 이뤄지고 있다. 서울 신림동 미림여자정보과학고는 중앙대와 협력해 고교 단계에서 학생들이 AI를 설계할 수 있는 AI 교과서를 제작하고 있다. 영재학교를 AI 인재 양성 학교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교육부는 일반고 가운데선 2022년까지 68개교를 선정해 AI 거점 융합고교로 육성할 방침이다.

교육계에서는 AI 교육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장은 “내부 학칙 문제로 외부 전문가를 모셔오기 어려운 일이 종종 일어난다”며 “해외 인재도 자유롭게 영입할 수 있어야 AI 생태계 구축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했다.
해외 대학, AI 교육에 수천억원 투자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대학들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AI 교육에 쏟아붓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전폭적인 재정 지원을 통해 AI 인재 양성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는 지난해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를 투입해 AI 단과대학인 ‘슈워츠먼 컴퓨팅 칼리지’를 설립했다. 미 정부도 올 8월 오클라호마대·텍사스대·콜로라도대·일리노이대·캘리포니아대·MIT 등 7개 대학 AI센터에 1억4000만달러(약 157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역시 AI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35개 대학에 공학 학위를 수여하는 4년제 AI학과를 신설했다. 중국 정부는 AI 인력이 500만 명가량 부족한 것으로 보고 대학교수들의 처우 개선에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중국 인민대는 AI 담당 교수를 채용하면서 2억~3억원 수준의 연봉과 함께 6억원이 넘는 주택보조금을 제시했다. 일본 도쿄대는 올해 소프트뱅크의 지원을 받아 ‘비욘드 AI 연구소’를 설립했다. 소프트뱅크는 10년간 200억엔(약 2173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배태웅/박상용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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