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예상보다 더 센 'V자 회복' 예상되는 이유

입력 2020-11-11 00:46   수정 2021-02-09 00:02


미국 대선 결과 확정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세계 경제 전망을 업데이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미 의회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골드만삭스 전망으로는 백악관과 상원을 각각 다른 정당이 장악하는 '권력분점' 시나리오가 경제 단기 성장 전망에 미치는 영향은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는 '블루웨이브 시나리오'보다 적다. 하지만 재정 전망이 바뀔만한 영향은 줄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바이든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일인 내년 1월20일 전에 1조 달러 규모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본다. 블루웨이브 시나리오에서 나왔을 것으로 예상된 부양책 규모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이다.
기존 컨센서스보다 강한 'V자형 회복' 전망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는 3.5% 위축되고, 내년엔 5.3% 확장될 것으로 본다. 2022년엔 3.8% 확장을 예상한다. 기존 시장 컨센서스보다 더 강한 'V자형 회복'이 나올 것이란 의미다. 블룸버그 컨센서스는 올해 3.9% 위축, 내년 3.8% 확장, 2022년 2.8% 상승을 전망했다. 전세계 GDP도 마찬가지다. 골드만삭스는 세계 GDP가 올해 3.9% 위축된 후 내년엔 6.0% 뛰어오를 것으로 본다. 블룸버그 컨센서스는 올해 -4% 위축, 내년 5.2% 확장을 예상했다.

골드만삭스가 시장 기존 전망보다 더 강한 'V자형 회복'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각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는 코로나19 경제타격을 상쇄하기 위해 임금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실업수당을 올리는 등 각종 대책을 내놓을 것이다. 대부분 선진국들은 이미 이런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해왔다. 미국은 지난 여름 이후 여러 지원이 끊겼으나 앞으로 경기부양책을 계속 내놓을 전망이다. 이는 민간소득을 기존보다는 올릴 것이다.
백신 나오면 'V자' 더 커진다
내년 1월 내에는 적어도 한 종류의 백신이 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각 백신 후보물질에 대해 임상시험 3상 결과가 다 나오지 않았으나 대부분 의료 전문가들과 골드만삭스의 헬스케어 부문 애널리스트들은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나오면 수개월내 고위험군 위주로 접종이 이뤄질 것이다. 의료진을 비롯한 '최전방 근로자', 고령자, 상당 수준의 기저질환이 있는 이들 등이다. 이들이 예방접종을 하면 이들 뿐 아니라 더 많은 인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후 아마 내년 2분기 초에는 더 많은 이들을 대상으로 백신 공급이 시작될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봄~여름에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면 여행, 숙박, 요식업 등 기존에 침체된 업종에서 경제 활동이 급격히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과 유럽은 이로 인해 각 2% 가량의 GDP 확장을 누릴 것으로 추정한다. 신흥시장과 중국이 받을 이익은 그보다는 적을 전망이다. 대부분 신흥국은 백신 공급이 지연될 전망이고, 중국은 이미 코로나19 영향에서 상당 부분 회복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흉터'는 적을 전망
일각에선 내년 코로나19 사태가 줄어든다해도 올해 겪은 전례없는 노동수요 감소와 기업 수익 저하가 장기적 영향을 남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같은 흉터가 크게 남을 경우엔 세계 경제에 장기 공급 잠재력과 생활 수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이같은 위험은 크게 현실적이지 않다고 본다. 노동시장의 경우 유럽 각국과 일본을 비롯한 대부분 선진국이 임금보조금, 일자리 유지 프로그램 등을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실업률 상승을 매우 제한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실업률이 급격히 상승한 미국도 장기적 노동시장 타격은 적을 전망이다. 급증한 실업의 일차적 이유가 일시 해고이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최근 경제 침체에 예상보다 더 잘 대처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주요 경제국에서 나온 기업 부도 추세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훨씬 적다. 백신 개발이 기존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리거나 효과가 현저히 낮지 않는 한에는 기업 부도가 이전 경제침체기 수준보다 낮게 유지될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미국은 전망치 기존보다 일부 하향
골드만삭스의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이 전반적으로 긍정적이긴 하나, 올 4분기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달 전망보다는 하향 조정한다. 최근 몇주간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유럽 등에선 이로 인해 짧더라도 상당한 규모의 경제적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이미 유로존 국가 일부는 부분적 재봉쇄 조치를 내놨다. 이같은 점을 고려할 때 골드만삭스는 유럽 4분기 GDP 전망을 기존 9.1% 확장에서 8.7% 축소로 대폭 하향 조정한다.

미국의 경우엔 각 주(州) 등 지방정부가 특별한 봉쇄조치를 내놓지 않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경제 성장엔 제한이 걸릴 것으로 본다. 골드만삭스가 미국 내년 1분기 GDP 전망을 기존 7% 확장보다 낮은 3.5% 확장으로 하향 조정한 이유다.
각 지역 전망엔 상당 격차
코로나19 위기는 신흥시장에 가지각색 타격을 줬다. 중국과 중국 인근국은 코로나19 확진 사례와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로 인해 경제 타격은 연초 일시적으로 GDP가 감소하는 정도에 그쳤다.

중부·동유럽과 중동 각국, 특히 동유럽 국가들은 요즘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강해지고 있으나 코로나19 1차 확산시엔 비교적 일찍 봉쇄조치에 돌입해 큰 타격은 피했다.

반면 중남미와 동남·남아시아 국가 대부분은 심각한 코로나19 확산세에 이어 큰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이들 국가 중엔 관광수입이 붕괴해 타격이 더 커진 곳도 있다.

내년 이들 국가 중엔 중부 유럽과 동유럽 국가 경제가 가장 우려된다. 봄 이후 기온이 오르고 백신이 널리 공급되면 경제활동이 개선될 수 있겠으나 앞으로 몇달간은 힘든 기간을 보낼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중남미와 동남·남아시아에 대해선 보다 낙관적으로 전망한다. 이들 국가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이들 국가 중 다수가 기존 침체된 GDP 수준에서 강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은 이번에도 다른 나라와는 다른 추세를 보일 전망이다. 중국은 이미 코로나19 타격에서 상당히 벗어났고, 적어도 지금까지는 GDP 추세를 거의 코로나19 위기 이전 추세로 되돌려놨다.

중국의 여러 지표를 볼 때 중국 경제는 4분기에 더욱 견실한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과 중국간 무역 거래가 더 활발해질 수 있다. 중국 정책 입안자들은 이런 상황을 감안해 그간 지나치게 느슨했던 대출 조건 등을 따져보며 향후 금융 불안 리스크로 관심을 돌리고 있을 정도다.

골드만삭스는 각국의 경제 하방 위험에 대해 들쭉날쭉한 전망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나리오에서조차 지난 3~4월 나타난 증시 폭락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인다. 세계가 코로나19 사태에 적응하면서 마스크 등 경제 활동을 계속 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방역 조치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머지 않아 나온다는 골드만삭스의 예상이 맞아떨어질 경우엔 경제가 더욱 강한 회복의 길로 들어설 전망이다.

정리=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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