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살아남으려면 자기 분야의 '고수'가 돼야" [글로벌인재포럼 2020]

입력 2020-11-11 14:07   수정 2020-11-11 14:18


"인공지능 시대(AI)의 전문가란 AI 전문가가 아니라 한 분야의 '고수'다."

이정동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대통령비서실 경제과학특별보좌관)은 1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20’의 특별강연2 연사로 나서 이 같이 말했다. 이번 인재포럼은 ‘인공지능(AI)과 인간,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오는 12일까지 진행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행사 시작 이래 15년 만에 처음으로 온·오프라인 행사를 동시 진행한다.

첫째날 특별강연2는 '고수의 길'을 주제로 이뤄졌다. '알고리즘과 인간의 경쟁이 가속화하는 시대에는 축적된 전문가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축적의 시간> 저자로 유명한 이 교수는 "고수란 축적된 전문가"라고 정의했다. 축적은 퇴적과 다르다. 그는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건 축적이 아니라 퇴적"이라며 "버전1, 버전2, 버전3 등 끊임 없이 다듬어가는 '스케일업' 과정 없이는 창의적 아이디어라해도 혁신으로 이어지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고수의 자리는 단 한 번의 점프로 올라설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2007~2014년 미국 기업 창업자의 창업 당시 나이는 평균 41.9세지만 성공한 기업들의 창업자 나이는 평균 45세라는 점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창업의 천국이라는 미국에서 40대 될 때까지 창업 안 하고 뭐했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들은 자기만의 분야에서 조금씩 스케일업해온 것"이라며 "대학을 중퇴하고 창업한 것으로 유명한 스티브 잡스 역시 결과적으로 아이폰으로 세상을 놀래킨 나이는 52세"라고 했다. 이어 "이들은 그 전까지 혁신에 이르는 과정을 한 칸 한 칸 밟아간 것"이라며 "이때 계단은 정해진 길이 아니고 필요에 따라 경로를 과감하게 바꾸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축적을 위한 5000번의 법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다이슨이 새로운 청소기를 만들 때 5000번 스케일업 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얘기한다"며 "비유적으로 5000번에 걸쳐 계단을 밟아나가고 나중에는 기어라도 올라가서 팔꿈치에 상처가 가득한 사람이 곧 고수"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가수 나훈아 씨의 콘서트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수의 향취를 느낀 건 그가 매년 꾸준히 조금씩 공연 내용을 스케일업하며 무대에 섰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직장에서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면 AI에게 쉽게 대체된다"며 "거꾸로 말하면 학력과 상관 없이 매번 하는 일이 다르다면 AI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분야에서 고수가 되면서 AI에 대한 기초적 이해력을 갖춘 'AI 감수성'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강연 뒤에는 안현실 한국경제신문 논설·전문위원과의 대담이 진행됐다. 안 위원이 향후 교육의 변화 방향을 묻자 이 교수는 "AI시대에는 대학 과정이 끝났다고 교육을 마치는 게 아니라 졸업 후인 23, 24세에 진정한 학습의 시대가 시작된다"고 답했다. 그는 "기업에서 인재경영(HR)을 담당하시는 분들께 두 번, 세 번 당부하고 싶다"며 "현장 인력이 몇 명인지에 상관 없이 그들에게 AI 감수성을 어떻게 갖도록 할 것인지에 투자를 집중해달라"고 조언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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