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與 '1년 보유해야 소수주주권 행사' 추진

입력 2020-11-11 15:44   수정 2020-11-12 01:20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상법 개정안에 포함된 소수주주권 행사 시 6개월 주식 의무보유를 회피할 수 있는 조항을 삭제하고, 의무보유 기간을 1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영권 공격 수단이 되는 소수주주권 행사의 남용을 막기 위한 취지다. 경제계에서는 의무보유 기간을 1년으로 해도 여전히 경영권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본지 9월 23일자 A1, 5면 참조
민주당 “경영권 안정 방안도 마련”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1일 “정부의 상법 개정안에 소수주주권 행사 시 주식 의무보유 기간을 1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상법 개정안에 따르면 주주가 이사·감사 해임청구권 등 소수주주권을 행사할 때 비상장사에 적용되는 요건(1~3% 이상 지분 보유)과 상장사에 적용되는 요건(0.01~1.50% 지분에 6개월 이상 의무보유)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상장사의 경우 주식을 6개월 동안 의무보유해야 소수주주권 행사가 가능하다. 정부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주식을 6개월간 보유하지 않아도 지분 1~3% 이상만 있으면 소수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식을 매입한 뒤 단 사흘 만에 경영권 공격이 가능해진다는 우려가 나온 배경이다.

이런 문제가 알려지자 양향자 민주당 의원 등은 공개적으로 1년 정도의 의무보유 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관련 의견을 수렴해온 공정경제태스크포스(TF)에서도 이런 의견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주당은 기업규제 3법에 대한 재계의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감사위원 분리 선출은 유지하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합산 3%(3%룰)’ 대신 ‘개별 3%’로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각종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재계 “의무 보유기간만으로 부족”
경제계는 주식 의무보유 기간을 늘리는 방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1년이라는 기간은 충분치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그룹을 공격했던 해외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평균 투자 기간은 각각 14개월, 24개월이었다. 2003년 SK그룹의 경영권 공격에 나섰던 소버린자산운용은 26개월간 지분을 보유했다. 상장 중소·중견기업이 회원사인 코스닥협회는 경영권 방어 여력이 부족한 코스닥 기업에 대해서는 최소 2년의 의무보유 기간을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상법 개정안의 또 다른 독소 조항인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3%룰이 정부안대로 추진되면 의무보유 기간이 늘어나는 것만으로는 경영권을 방어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의무보유 규정은 이사·감사 해임청구권이나 주주제안권 등 소수주주권을 행사하는 데 일정 기간 제약을 두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경제계의 설명이다. 만일 외국 투기자본이 공격 대상 기업의 장기투자자들을 포섭해 경영권 흔들기에 나설 경우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평가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여당이 1년 의무보유 규정을 두는 방안을 논의한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해외 투기자본이 1년가량 기다렸다가 자기들 입맛에 맞는 감사위원을 세울 수 있기 때문에 위협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상법 개정안은 이르면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본격적인 심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동훈/조미현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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