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보다 빨리 오르는 노후아파트?…서울 전셋값 미스터리

입력 2020-11-11 15:35   수정 2020-11-11 16:05


시설이 낡아 거주 선호도가 떨어지는 서울 노후아파트의 전세가격이 신축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신축전세 씨가 마르자 ‘울며 겨자먹기’로 싼 집을 찾아나선 수요가 만들어낸 ‘이상현상’이란 분석이다.

11일 한국감정원의 연령별 전세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지은지 20년이 넘은 아파트의 전세가격 상승률은 0.60%로 모든 연령대 아파트중 가장 가팔랐다. 전세선호도가 높은 5년이하 신축(0.38%)이나 5년~10년이하 준신축(0.40%)을 앞질렀다.

노후아파트 전세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것은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7월 이후다. 7월이후 지난달까지 20년초과 아파트 전세가 누적 상승율은 2.01%로 10년~15년이하(1.70%), 5년이하(1.59%) 등 다른 연령대 아파트보다 높았다.

실수요자들로만 이뤄진 전세시장에서는 신축아파트 선호도가 노후아파트에 비해 높다. 엘리베이터 수도시설 커뮤니티 등 거주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보면 20년초과 아파트는 0.14%떨어졌다. 5년이하 아파트는 0.4%, 5년~10년 아파트는 0.2% 상승하는 와중에 10년초과 아파트들의 전세가는 모두 하락했다. 2018년에도 20년초과 아파트 전세가는 1.2%하락하는 등 모든 연령대중 가장 인기가 없었다.

노후아파트 전세가는 강남 등 학군선호지 뿐 아니라 서울 외곽등에서도 전방위적으로 오르고 있다. 1979년 입주한 은마아파트 전용 76㎡ 전세는 지난달 31일 8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5억1000만원(10월19일)에 비해 3억원 이상, 직전 최고가거래인 7억원에 비해서도 1억3000만원 올랐다. 대치동 K공인 관계자는 “실거주를 하거나 월세를 놓겠다는 집주인이 많아 전세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며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직전가격에서 5%올려 계약갱신을 하는 거래와 뒤섞이면서 가격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1978년 지어진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61㎡도 지난달 30일 7억5000만원(6층)에 전세거래됐다. 직전 최고가인 6억3000만원(9월16일) 보다 1억2000만원 가격이 뛰었다.

상대적으로 전세시세가 저렴했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외곽지역에선 강남보다 상승률이 더 가파른 단지도 나온다. 노원구 하계동 현대아파트(1988년 입주) 전용 84.95㎡는 지난달말 6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인 4억2000만원(8월22일)에 비해 약 2억원이 올랐다.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1단지(1986년) 전용 70㎡는 지난달초 3억2000만원에 손바뀜하며 한달새 1억원이 뛰었다. 상승률로만 보면 50%에 육박한다. 7월만해도 2억원 중후반대에서 거래되던 강북구 우이동 성원상떼빌(1990년) 전용 84㎡ 전세도 지난달 4억원에 손바뀜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일반적으로 같은지역내에선 구축이 신축에 비해 전세가가 싸다”며 “올라버린 전세가를 감당하기 어렵고 살던 동네를 떠나기 어려운 수요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연식이 오래된 곳이나 집 크기를 줄이는 선택을 하고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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