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필름의 '담보'…코로나 속에도 가족愛 통했다

입력 2020-11-11 17:14   수정 2020-11-11 23:45


강대규 영화 ‘담보’가 지난 9월 29일 개봉한 후 이달 11일 현재 170만7000여 명을 기록 중이다. 총제작비 74억원인 이 작품의 손익분기점 170만 명을 넘어선 것. ‘코로나19’ 사태로 상영관을 절반도 채우지 못했던 어려움 속에서 얻어낸 특별한 성과다.

이번 영화로 승률 80%를 기록하며 ‘히트 메이커’로 입지를 굳힌 JK필름의 성공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JK필름은 지난 18년간 총 20편을 제작해 16편의 흥행에 성공했다. 성공률 80%는 여태껏 나오지 않았던 일이다. 한국 상업영화 평균 승률은 30% 안팎이다.

JK필름은 ‘해운대’ ‘국제시장’ 등을 연출 및 제작한 윤제균 감독(사진)이 2002년 창립한 후 길영민 대표가 이듬해 합류해 지금까지 함께 운영하고 있는 영화제작사. ‘국제시장’(1426만 명) ‘해운대’(1145만 명) 등 ‘1000만 영화’ 두 편을 비롯해 ‘공조’(781만 명) ‘히말라야’(775만 명) ‘색즉시공’(408만 명) ‘하모니’(301만 명) ‘그것만이 내 세상’(342만 명) 등을 내놨다.

JK필름 히트작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휴머니즘’이다. ‘담보’는 사채업자가 담보로 맡은 소녀와 진짜 가족으로 진화해가는 이야기로 눈물과 감동을 준다. 가족의 소중함과 의미를 담아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배우 성동일이 보여준 부성애와 성인 연기자들 못지않은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여준 아역 박소이의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연기가 뛰어났다는 평가다.

재난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해운대’는 쓰나미 재난과 마주친 가족과 친구들이 벌이는 사투를 그렸다. ‘국제시장’은 오로지 가족들의 행복만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온 산업화 시대 아버지의 감동적인 스토리를 담았다. ‘히말라야’는 고산 등반 중 숨진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목숨 건 여정을 떠나는 산악인들의 동지애를 보여줬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전직 복서 형과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동생이 처음 만나 혈육의 정을 깨달아가는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펼쳤다.

JK필름 영화들은 이처럼 전 국민이 공감할 만한 보편적인 정서를 담아 전 연령대 관객들의 감정을 훈훈하게 감싸주는 방식으로 흥행작을 잇따라 배출했다. 특히 ‘담보’ ‘하모니’ ‘그것만이 내세상’ 등 JK필름의 따스한 가족이야기를 좋아하는 팬덤을 만들어냈다는 분석이다.

길영민 JK필름 대표는 “소위 ‘신파’라 불리는 감정의 리얼리티가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게 JK필름 작품의 특징”이라며 “우리는 감동과 눈물을 자아내는 이야기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JK필름 제작진은 ‘감정의 울림’이 나타날 때까지 시나리오를 거듭 고치는 작업방식으로 유명하다. 투자자와 배우들의 요구가 옳다고 판단되면 제작진은 유연하게 다시 원고를 수정한다. 대부분 제작사는 일단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수정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낭만자객’을 비롯해 ‘7광구’ ‘시크릿’ ‘협상’ 등 네 편은 흑역사를 썼다. ‘낭만자객’은 코믹액션이고, 나머지 세 편은 스릴러적 요소를 갖춘 작품이었다. 7광구는 최초의 괴수영화를 표방해 CG(컴퓨터그래픽)와 3차원(3D) 영상으로 제작했지만 관객들의 감정을 움직이는 데 실패했다.

길 대표는 “실패작들의 경우 아이디어가 부족해 재미가 덜해졌다”며 “시장이 작고 타깃이 좁은 스릴러는 JK필름과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JK필름은 대부분의 작품을 CJ ENM의 투자배급으로 제작했다. 결국 2017년 CJ ENM으로부터 51%의 지분투자를 받고, 윤제균 감독은 2대주주가 됐다. 윤 감독은 개인적인 흥행 수익이 줄더라도 안정적인 제작 여건을 갖춰 작품을 꾸준히 내놓기 위해 CJ ENM과 손을 잡았다.

하지만 JK필름 제작진은 지금도 작품마다 CJ ENM 측을 설득시키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같은 식구라도 서로에게 너무 기대면 양쪽 모두에 도움이 안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JK필름은 차기작으로 윤제균 감독의 뮤지컬영화 ‘영웅’을 선보일 예정이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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